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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당의 발전적 해소 포함…창조적 파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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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당의 발전적 해소 포함…창조적 파괴 필요"

"남은 길은 새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 뿐"…하지만 "탈당은 아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이후 통합진보당이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강기갑 대표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천명하고 나섰다.

강 대표는 6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해 남은 길은 통합진보당을 뛰어 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건설 뿐"이라며 "진보정치가 필요한 노동자 서민을 위해, 진보정치를 지지하는 국민 앞에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대안을 내 놓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름을 바꾸고, 정강정책을 손보는 정도의 재창당으로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며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해 당의 발전적 해소를 포함한 다양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강 대표는 "10년의 성과는 계승하고 구태와는 결별하는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며 "분당이냐 탈당이냐는 근시안적 질문과 답이 아니라, 시대와 역사에 대응하는 담대한 결단"을 강조했다. '창조적 파괴'와 '당의 발전적 해소' 등의 표현은 이제껏 나온 바 없는 높은 수위의 것이다.

"야권연대 통한 정권교체 비전은 물거품 됐다"

현 상황에 대해 강 대표는 "통합진보당이 창당 정신인 대중적 진보정당의 가능성을 상실했다는 낭패감을 확인했다"면서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떠나고, 당을 지지하는 대중조직은 발길을 돌리고, 국민께 드렸던 정권교체의 비전은 물거품이 된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이 진보의 가치를 실현한 능력과 자격이 사라졌으며, 자세도 되어 있지 않다는 이 냉엄한 평가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수천의 당원이 탈당하고 진보정당에게 생명과 같은 노동자들이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도 들려온다. 국민께 드렸던 비전인 야권연대를 통한 진보적 정권교체는 이제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해서는 사즉생의 각오만이 필요하다"며 "당원과 국민들에게 절망과 환멸을 초래한 패권주의와 철저히 결별하고 민주적이며 상식적인 진보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6일 국회 기자회견을 마친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탈당은 아니다. 분당이라는 예단, 동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강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같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탈당 후에 추진되는 것이냐는 데 대해 "탈당이 아니죠"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건설은 당원들의 의견을 묻고 경청하면서 안과 밖에서 동시에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분당이라 얘기하지 않겠다"며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현재의 당원들과 함께 걸어나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분당이라 예단하는 것을 동의하기 어렵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한편 강 대표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구 당권파와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놓았다. 강 대표는 "구 당권파 분들과 함께할 수 없다고 저희들이 표현하지는 않았다"며 "사람은 항상 변화할 수 있고 변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 당권파에 대해 "당 활동을 신앙처럼 끌어안고 해오신 동지들"이라고 당에 대한 헌신성을 높이 평가했지만 "그러나 이 과정에서 패권, 패악이 너무나 만연하고 왜곡됐다. 이 부분에 대한 과감하고 철저한 결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정신으로, 반성·사죄하고 변혁으로 나온다면 함께 손잡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대해 구 당권파 측의 저항이 있을 경우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 대표 선거에서 나타난 당심은 혁신을 선택한 것"이라며 "추진 과정에서 당심이 당원들의 결단으로 이어지게 하겠다"고만 답했다. 그는 대선 전에 새로운 당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이는) 재창당 수준을 넘는 것이기 때문에, 전당적 차원의 결정으로 갈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구 당권파 측 이상규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당의 대립과 갈등의 해소보다 분열과 우려를 키우는 내용"이라며 "당 대표가 되신지 이제 겨우 한 달인데 당을 지켜야 하실 분이 당을 깨겠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당이 '대중적 진보정당의 가능성을 상실'했다는 대표님의 상황인식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는 동료를 사지로 내몰아 자신만 살겠다는 왜곡된 인식이 조금도 바뀌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지난달 26일 의원총회의 결정을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자 당원들에 대한 불신과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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