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사태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졌던 통합진보당 새 지도부 측이 '당 내 투쟁' 쪽으로 일단 가닥을 잡았다.
통합진보당 이정미 대변인은 6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탈당이 아닌 당 내 투쟁을 통해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며 "당 안팎의 혁신에 동의하시는 분들로 모임을 꾸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구 민주노동당계 비주류인 인천연합과 국민참여당계, 진보신당 탈당파인 새진보통합연대 등 3주체가 전날 오후 회동을 갖고 이같은 방향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당 내외 인사들이 참여하는 '진보적 정권교체와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혁신 모임'(가칭)을 구성하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을 강기갑 대표에게 보고했으며, 강 대표는 이르면 이날 오전 중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수 있다고 통합진보당 한 관계자는 전했다.
전날 회동에는 인천연합 쪽에서는 이 대변인과 김성진 전 최고위원이, 참여당계에서는 유시민 전 공동대표와 천호선 최고위원, 강동원 의원, 권태홍 전 비대위원이, 통합연대에서는 심상정·노회찬 의원과 이홍우 전 비대위원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준호 전 공동대표와 서기호 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앞서 이들은 '현재의 통합진보당으로는 어렵다'며 탈당 후 재창당이나 분당 등의 가능성도 열어 놓은 채 논의에 임했었지만, 일단 '당 내 투쟁' 쪽으로 정리된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으로 보인다.
당을 나가는 방향을 가장 적극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 참여계가 이같은 결론에 동의하게 된 배경도 관심을 모은다. 천호선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불교방송(BBS)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혁신 모임'의 성격에 대해 "통합진보당을 뛰어넘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모색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규정했다.
천 최고위원은 새로운 진보정당을 모색하는 것이 탈당으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차후 구성될 것으로 보이는 '혁신 모임'의 성격과 운영 방향에 대해 인천연합과 참여계 사이의 이견을 시사한다. 참여계 핵심 관계자는 지난 2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참여계 내에도 당에 남아 싸우자는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는 나가지 말자는 것보다는 한시적·선택적 투쟁을 하고 나가자는 것이고 명분을 만든다는 측면"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한겨레>는 이날 이 소식을 전하며, 전날 모임에 참석한 인사들이 오는 15~16일께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재창당 수준의 변화를 위한 전권을 강 대표에게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이같은 보도 내용에 대해 "아직 모른다"며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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