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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글로벌 화폐 전략', 아프리카에서 착착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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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글로벌 화폐 전략', 아프리카에서 착착 진행중

[해외시각] 위안화 직거래 급증, 중앙은행 보유비중 증가

중국의 위안화가 아시아권을 넘어 아프리카에서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넘보는 '글로벌 화폐'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는 지난 수십년 동안 국제교역에서 결제화폐로 달러를 요구하는 것이 기본이고, 최근 일부 거래에서는 유로도 통용되고 있다. 여기에 요즘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위안화가 수입과 수출 결제화폐 용도로 쓰이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과 은행들이 채무 상계나 대출도 위안화로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25일 <아시아타임스>에 게재된 'Yuan role expands its Africa presence(아프리카에서 위안화 위상 부각)'은 이런 의미에서 주목된다.
▲ 남아공 등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위안화가 국제통화로서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아프리카 합작포럼(FOCAC) 에서 남아공 주마 대통령(왼쪽)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인사하는 장면. 이 포럼에서 중국은 남아공 등 아프리카 지역에 향후 3년간 200억 달러(약 22조원)의 차관 지원을 약속했다. ⓒ로이터=뉴시스
"2015년 중·아프리카 교역 40%가 위안화로 결제될 것"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화폐가 어떤 것인지 아는 이도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입과 수출업자들이 달러 기근에 시달린 것이 계기가 되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입장에서도 미국과 유로존의 유동성 위기는 경각심을 일깨운 사건이었다. 그 결과 중국도 교역 상대방에게 위안화로 결제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 점에서 아프리카만큼 적극적으로 이런 요구를 수용한 곳은 없을 것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리동룽(李東榮) 부총재보는 몇 주 전 "중국은 아프리카와 무역투자 결제수단으로 위안화가 사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이미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현실이 된 것을 확인해주는 것이었다.

자산 규모로 아프리카 최대은행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탠더드뱅크에서 위안화 업무를 담당하는 피터 푼은 "중국의 기업들은 달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선호하고, 아프리카의 기업들도 결제통화를 위안화로 바꾸는 것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탠더드뱅크는 현재의 추세로 볼 때 2015년 경에는 아프리카와 중국의 교역 규모가 연간 1200억 달러가 되고, 그중 약 40%는 위안화로 결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더드뱅크는 아프리카 17개국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이들 지점 모두에서 위안화 예금과 인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위안화 직거래, 거래비용 절감·리스크 헤지 효과"

아프리카 전역에서 영업중인 수천 개의 중국 기업들은 위안화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본국의 원청업체들과의 거래를 위안화로 하고, 이들과 거래하는 중국 하청아프리카의 기업들도 위안화로 결제를 하고 있다. 이렇게 위안화를 결제수단으로 바꿈으로써 이들 기업들은 달러 같은 제3자 통화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화폐 란드 같은 지역 통화를 달러로 바꾼 뒤 다시 위안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을 절약함으로써 효율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위안화로의 전환이 상거래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중앙은행들도 대외결제용 화폐에 위안화를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중앙은행들은 화폐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과 달러, 유로 등을 일정 수준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같은 경우는 외환보유액의 약 80%가 달러 표시 자산이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총재 라미도 사누시는 이런 비중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면서, 나이지리아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 표시 자산의 비중을 약 35억 달러에 달하는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외환보유고 다변화는 달러 가치의 하락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대외 결제를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나이지리아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거의 휴지조각에 가까운 자국화폐 나이라로 된 자산을 위안화로 바꾸는 정도일 뿐이다.

영국 런던 소재 아프리카 전문 컨설팅업체에서 중국과 아프리카 간 투자를 취급하는 아당 쇼팽은 "나이라를 위안화로 바꾸는 것은 외환보유고의 가치를 보다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타당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아프리카의 은행들도 달러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위안화 비중을 높임으로써 달러 가치 하락 위험에 대비할 뿐 아니라 위안화의 가치 상승도 기대하고, 나아가 외환보유액의 가치도 상승하는 연쇄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달러 가치의 변동에 취약하다. 외화수익의 95%를, 달러로 결제되는 원유수출로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원유가 배럴 당 100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됐어도, 달러 가치가 불안정해지면서 나이지리아의 외환보유액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는 달러 가치 변동에 대한 추가적인 헤지 수단으로 떠올랐다.

주요 원자재 기준통화, 여전히 달러 위상 확고

그렇다고 위안화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외환으로서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위안화를 글로벌 화폐로 키우려는 중국의 목표에는 중요한 걸림돌이 있다. 위안화를 수용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많아졌지만, 이들 나라들은 여전히 주요 수출품인 금과 원유 같은 원자재의 가격 표시와 결제 수단으로 달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소재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연구소장 라지아 칸은 "현재 아프리카에서 위안화의 최대 사용자는 중국의 공산품 수출업자와 이들과 거래하는 아프리카의 업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상당한 교역을 하는 아프리카 국가들도 자국의 원자재 수출은 달러에 의존하고 있다. 칸 소장은 "아프리카에서 중국 최대의 교역국인 앙골라는 위안화로 결제되는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다"면서 "앙골라의 원유가 중국과의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시아타임스>는 국제 원자재 교역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위안화로 원자재 가격이 매겨지는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글로벌 통화' 전략은 장기적 위협"

칸 소장은 "기준가격 단위로 달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원자재들부터 이런 변화가 우선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달러가 유일한 결제권을 부여받은 화폐가 아닌, 철광석과 야금용 석탄, 강철 같은 원자재들이 1순위 후보들이다.

이런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아프리카에서 중국 국영 철강업체가 기업 내부거래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강철을 수입한 거래는 아프리카에서 원자재가 위안화로 결제된 첫 사례다.

구리처럼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처가 되는 기초금속들도 위안화로 결제되는 원자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칸은 "원자재 가격 표시 화폐에 이런 변화가 일어나면, 아프리카에서 위안화의 유통에 강력한 추진력이 붙을 것"이라면서 "특히 남아공과 잠비아처럼 광석과 금속이 주요 수출품인 나라들에서 위안화 유통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달러와 유로가 여전히 아프리카에서 결제 통화로서 지배적인 위상을 유지한다고 해도 방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전문가 쇼팽은 "위안화의 유통이 늘어가는 변화가 던지는 더 큰 의미는, 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 당국이 그들의 통화와 재정정책을 바로 잡아야할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위안화가 주요 준비통화들에 대해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은 최소한 15~20년 걸릴 문제겠지만, 중국은 분명하고도 치밀하게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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