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 주의 한 영화관에서 전세계 동시 개봉한 영화 배트맨 시리즈 최신작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심야 영화 상영 도중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찰이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시민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케 한 사건이 벌어졌다.
23일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의 애너하임에서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쯤 주택가 골목길에서 경찰관 2명이 3명의 청년을 불심검문하다가 도망치는 이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한 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7시경 사망했다.
희생자는 마누엘 디아스(24)이며, 근거리에서 살해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들에 따르면 경찰관이 등 뒤에서 쏜 총탄에 엉덩이 부분을 맞고 디아스가 쓰러졌는데도 경찰이 다시 총을 쐈고, 이 총알이 뒷머리에 명중했다.
현장에 있던 크리스털 벤추라(17)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뒷머리에 구멍이 난 채 얼굴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움직이지도 않는 사람에게, 또다른 경찰이 수갑을 채우고, 주머니를 뒤졌다"고 증언했다.
시민 항의에 경찰견 풀어 팔 물리기도
이런 소식이 전해지나 현장의 목격자들은 물론이고, 흥분한 시민들이 심야에 경찰서로 몰려갔다. 놀란 경찰은 경찰견까지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려다가 경찰견의 목줄이 풀리면서 한 시민은 팔이 물리기도 했다.
애너하임 경찰은 22일 오후에야 두 명의 경찰관을 일단 직위해제하고 경찰관들의 발포 경위 등 진상 조사는 검찰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사고가 일어난 지역에 최근 갱단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순찰을 강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시민들이 격렬한 항의시위에 나선 것은 지나친 공권력 행사에,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도 고압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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