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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한국, 글로벌 경기침체 최대 희생양될 것"

뱅크오브아메리카 "한국 올해 성장률 1%대로 추락" 충격 전망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에 대한 최신 평가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이 새롭고 위험한 국면에 처해 있다"면서 유로존의 2년 내에 디플레이션에 빠질 확률을 25% 정도로 잡았다.

유로존이 디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다는 경고는 여러 번 나왔지만, IMF까지 디플레이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 것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심각한 경고"라고 평가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경제 규모 자체가 쪼그라드는 현상으로 경제전문가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상황이다. 일단 이 국면에 빠지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IMF는 유로존이 올해 마이너스 0.3% 성장률을 기록하고, 내년에도 성장률이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불과 3개월만에 큰 폭으로 낮췄다. 하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을 아직 3%대로 유지했으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대로 전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뉴시스
"유로존 위기, 아프리카 어촌에도 영향 미치는 글로벌 악재"

앞서 지난 17일(현지시간)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유로존 위기가 아프리카 어촌의 어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악재라고 경고를 했다. 유로존 위기가 세계 경제 성장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피부에 와닿는 표현으로 강조한 것이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세계은행 총재가 된 이후 첫 외부강연에 나선 김용 총재는 미국의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중대 기로에 선 세계경제'란 주제 강연을 통해 "현재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프리카 세네갈의 어부와 인도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유로존 위기가 이렇게 세계 평균 성장률을 최대 1.5%포인트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6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는데,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면 성장률이 1.0%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세계은행은 주로 개발도상국가의 경제개발 지원과 빈곤지역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국제기구라는 점에서 김 총재는 "이렇게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지금까지 빈곤과 싸워 이룬 많은 성과가 위협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빚으로 이뤄진 경제, 반드시 부채 디플레이션 닥쳐"

현재의 위기는 돈을 많이 풀어서 생긴 것이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 경고가 나오는 이유는 뭔가. 돈이 많이 풀렸다고 하지만, 사실상 빚이기 때문이다. 빚으로 푼 돈이 정말 생산적으로 쓰였다면 모르지만, 실상은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을 높이는 부작용이 더 크다. 처음에는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경제도 잘 돌아가는 것 같아서 인플레이션이 됐다가, 어느 순간 자산의 거품 붕괴 순간이 온다.

그러면 빚을 갚으려고 너도나도 자산을 내다팔기 시작한다. 하지만 투매 현상이 벌어지면서 자산 거품붕괴는 더 심해지고, 부채의 실질 부담은 더 늘어 빚 갚기는 갈수록 힘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빚에 치여 소비를 할 수 없고, 기업들도 투자하기 어려워진다.

이것이 바로 부채가 원인이 되는 디플레이션이다. 1929년 대공황 자체가 바로 부채 디플레이션으로 가장 유명한 실제 사례다. 빚으로 이뤄진 경제는 언젠가 반드시 부채 디플레이션으로 무너진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돈 풀어 막기, 후대에 폭탄 돌리기"

하지만 IMF가 유로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린 처방은 역시 돈 풀기다. 유로존의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의 결단을 촉구하는 정도다. 미국에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어야한다는 것이다. IMF는 "만일 이렇게 하지 못하면, 유로존이라는 통화 동맹 자체가 유지될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경고했다.

파산 위기에 빠지는 주 정부들이 생기면, 연방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 미국처럼, 유로존도 유럽중앙은행을 통해 최대한 위기국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유로존을 유지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의 해법은 사실상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자체가 사실 독일 등 정책운영에 따른 부담이 가장 큰 나라들의 동의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유로존은 정치적으로 공동운명체처럼 회원국의 위기를 자기 문제로 인식하는 체제가 마련돼 있지 않다. 자기들도 여유를 부리다가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어서 특단의 대책에 합의하기 어려운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로렌스 핑크 회장은 "유로존 위기에 중국의 경제위기까지 겹친 탓에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수정했다"면서 "유로존 위기를 정상화하는 데 최소 5년에서 8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핑크 회장은 "미국도 오는 11월 대선 이후 재정정책을 펼 여유가 없어서 이른바 '재정 절벽(fiscal cliff)' 현상으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재정 투입으로 경기를 떠받치던 정책마저 한계에 달하면 미국 경제도 언제 급냉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렇게 세계 주요 경제권이 모두 침체에 빠질 때 '후대에 폭탄 돌리기'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돈을 더 풀어서 해결하려는 것은 마치 술을 먹어 생긴 숙취 문제를 다시 술을 먹어 풀려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긴축정책을 펴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힘을 써야 하는 노동자가 제대로 먹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결론은 상당기간 디플레이션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경제, 수출 부진과 가계부채 이중타격 우려"

세계 경제가 불황으로 가는 국면에서 한국도 무사하기 힘들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IMF는 "한국이 전 세계 경기회복 둔화에 가장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외국계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도 "대외 경기가 악화되면 최악의 경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8%가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했다.

한국 경제는 상반기에 2.7%의 성장률에 그쳤기 때문에 이 전망이 맞다면 하반기에는 불과 1% 정도의 성장에 그치는 그야말로 급격히 경제가 얼어붙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부 예상치는 아직 3.3%이지만, 이미 한국은행은 3%, 외국계 은행들은 대체로 2%대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디아(중국과 일본)'가 한국 경제의 구조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수출 부진과 가계부채의 '이중 타격'을 받으면 장기간의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월에 예상한 4.2%에서 3.8%로 석달만에 0.4% 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도 지난해 12월 3.7%에서 크게 내린 것이며, 지난 4월보다 0.5% 포인트 낮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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