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은행의 마커스 에이지어스(65) 회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후임자가 정해지는대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리보 금리 조작 혐의로 이미 영국과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모두 4억53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리보 금리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타격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리보 금리는 영국은행연합회(BBA)가 20개 은행을 대상으로 은행간 차입금리 정보를 받아 가장 높은 금리와 가장 낮은 금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제출된 금리를 평균해 매일 전세계 10개 통화에 대해 발표하는 과정을 거친다.
▲ 리보금리에 적극 가담한 혐의가 드러난 바클레이즈 은행. ⓒAP=연합 |
이들 20개 은행은 3개 대륙에 걸쳐 가장 대표적인 대형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바클레이즈 뿐 아니라, HSBC,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UBS, 시티그룹 등 10여 개 은행도 리보 금리 조작 혐의를 받고 있고, 심지어 영국중앙은행(BOE)의 부총재가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리보 금리를 조작한 이유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재무상태가 나쁜 바클레이즈 은행 등이 차입비용을 낮게 평가하는 등 재무구조를 좋게 보이려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리보 금리를 노골적으로 조작하기 시작한 시기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럽을 강타한 2008년 말이라는 점에서 이런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임을 발표한 에이지어스 회장은 그 자신이 리보금리를 최종 결정하는 BBA의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대형은행들에에 대한 도덕적 신뢰는 결정타를 맞게 됐다.
멜빈 킹 BOE 총재는 "리보 금리는 실질적인 거래 가격을 반영하는 시스템으로 대체돼야 한다"면서 "현행 리보 결정 방식은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전세계 350조 달러 규모의 금융거래의 기준금리가 '조작된 금리'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글로벌 대형은행들에 대한 신뢰는 더욱 추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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