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의 절대 수준보다 더욱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는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5%를 훌쩍 넘어 5.42%까지 벌어졌다. 유럽 최고의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5%가 넘으면, 담보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이 국채를 담보로 돈을 빌리려면 더 많은 국채를 내놓아야 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국채의 부도 위험를 보여주는 스페인의 CDS 프리미엄도 6.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스페인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12일 스페인 의사당 앞에서 배우들이 총리를 조롱하는 '플래시몹'을 벌였다. 이들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스페인을 구하는 게 아니라, 방키아 같은 부실은행들을 위한 구제금융 거래를 했다고 비난했다. ⓒAP=연합프레시안 |
그뿐이 아니다. 더욱 심상치 않는 점은 '제2의 스페인'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이탈리아의 국채도 4개월래 최고 수준인 6.16%까지 올랐으며, 장중 한 때 6.72%까지 폭등했다는 점이다.
스페인이 웬만한 구제금융으로 안정되지 않는다면, 스페인의 1.5배의 경제규모로 가진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의 경로를 밞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독일 국채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채들의 차이가 급격히 벌어지는 현상은 스페인에 대한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이 충분하지 않다는 시장의 불안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스페인 대형 은행 두 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뒤 또다시 방키아 등 18개 은행에 대해 추가로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방키아는 현재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게 만든 대형부실은행이다.
그리스 비상대책 논의, 사실로 확인
유럽연합 차원에서 그리스에 대한 비상대책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사실로 확인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올리버 베일리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에 속한 17개국 차관급 실무 논의기구인 '유로그룹 워킹그룹(EGWG)'이 지난 한달 반에 걸쳐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논의해왔다고 시인했다.
그리스는 현재 무정부 상태로 정부 구성을 위해 총선을 거듭하고 있다. 오는 17일 한달만에 다시 총선을 치를 예정이지만 또다시 정부 구성이 안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다시 총선을 또 치러야 할 지경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 구제금융의 조건인 긴축을 이행할 정부가 성립되지 않아, 그리스가 급격히 유로존을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될 수 없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 내에서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할 경우에 대한 비상대책을 논의했고, 구체적인 방안으로 현금자동인출기의 인출액 제한, 그리스인과 그리스 자본의 해외 탈출을 막기 위한 국경 검문과 자본 흐름에 대한 일시적 통제 실시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런 보도가 일부 매체들을 통해 나오자 유럽연합집행위는 이런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부인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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