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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민주당, '민생 강조'로 첫 방향타

李 "여-야-정 경제협의체 만들자"

자타가 공인하는 '강성'인 민주통합당 이해찬 신임 대표가 첫 최고위원 회의에선 민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11일 자신이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누리당에 여-야-정 경제협의체를 제안드린다"며 "여야간 힘을 합쳐 내수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질 것 같다"며 "내수에 이어 수출까지 안 좋아지면 성장률이 3%초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경기 예측을 잘못한 데 큰 원인이 있다"며 특히 고환율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상승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가을 국회에서 내수 진작을 위한 추경(예산)을 편성해서라도 노력해야 한다"며 "일자리, 고물가 관리, 무상보육 정책을 여야간 공동으로 해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 19대 국회 들어와 여당을 하는 자세로 국민경제를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보수진영의 색깔론에 맞서 강한 면모를 보였고 이것이 지지층 결집을 불러왔다는 것이 이 대표의 경선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표 취임 후 '민생이 우선'이라며 방점을 달리 찍은 것이다.

이 대표는 또 앞서 지명직 최고위원이나 당 사무총장은 물론, 대표 비서실장까지 포함한 주요 당직 인선에 대해서도 다른 선출직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며 '낮은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당의 화합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에게 '자격심사'운운해 정쟁을 자초했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이 발언에 대해 "감명받았다"고 화답했다.

황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는 선의의 경쟁관계에 있다. 여야 관계를 발전시킬 것을 약속하고 협조를 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이재오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해찬 체제'에 대해 "아주 강성이다. 새누리당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새누리당에선 이 의원과 같은 견해가 많은 편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사람이 잘 바뀌냐"면서 이해찬 신임대표가 언제든 강성 면모를 들고 나올 것을 예견하는 편이다.

이 대표 입장에선 자신의 이같은 이미지가 오히려 정치적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온 양면책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가 11일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김한길, 이해찬에 '불편함' 드러내

그러나 0.5%포인트 차로 대표 자리를 놓친 김한길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석상에서 다소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김 최고위원은 "12개 시도에서 (저를) 1등으로 뽑아주셨고, 권리당원 현장투표와 모바일 투표에서도 1등이었다. 대의원과 당원의 가장 많은 표를 받고도 대표가 되지 못했다. (당원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당 대표 선거 결과는 당심과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새 지도부는 당심과 민심을 수용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할 것"이라고 간접 비판했다.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을 다짐하면서도 "공정한 경선이 대선 승리의 출발점인데, (당 대표 경선을 하며) 경선에서 공정성 담보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선 "사실 룰이 이해찬에게 유리하긴 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의 '뒤끝'이 계속 이어질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다.

이에 우상호 최고위원은 "저도 김한길 최고위원처럼 당심과 민심이 잘 반영되지 못한 결과로 6등을 했지만 불만 없다"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작은 아쉬움이 있더라도 훌훌 털고 당의 단합과 쇄신을 위해 힘을 합하자"고 했다. 우 최고위원은 "체력장에서 제일 못 하는 게 턱걸이인데 이번에는 (6위로 '턱걸이'를) 해서 입성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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