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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정상회담, '대미 공동전선 구축'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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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정상회담, '대미 공동전선 구축' 선언

[분석] 상하이 협력기구도 나토 대항마로 부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일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방문은 푸틴이 지난달 3번째로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미국이 주도한 G8정상회의에 참석하라는 거듭된 요청을 끝내 거부한 채 중국과의 정상회담부터 갖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앞으로 국제현안과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나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향후 국제정세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된다는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경쟁의식이 강한 나라이기에 양국 관계가 동맹 수준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러시아가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G8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 중국을 방문한 것은, 미국에 대립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전선을 구축하겠다는 노골적인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정상회담의 합의문에 서명한 후 교환하고 있다. ⓒ프레시안
경제발전 시급한 러시아, 중국과의 파트너십 강화 선택

최근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2020년까지 미 해군 전력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아태지역을 중시한 미국의 전략적 변화에 중국과 러시아가 협력을 강화하고 나섬으로써 앞으로 국제정세에 상당한 변화를 예상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관영언론들은 마치 러시아와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거의 동맹 수준이 된 것처럼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쪽 언론들은 동맹 운운 하는 것은 과도한 의미부여라고 불편해 하고 있다.

양국이 사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미국을 견제하고, 시급한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 맞먹을 정도로 급성장한 중국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선택일 뿐이라는 것이다.

중·러, 시리아 강경조치 반대 입장 확인

그러나 당장 여러가지 국제현안에 대해 양국이 공동 대응할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밝혀 국제사회의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의 대표적인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러시아와 중국: 협력 신천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보내 "러시아와 중국의 참여하지 않거나, 두 나라의 이익이 고려되지 않는 어떤 국제문제도 논의되고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예 구체적으로 국제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는 시리아 유혈사태나 이란의 핵문제, 그리고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양국이 공통된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시리아의 유혈사태에 보다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아랍과 서방권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상은 코피 아난 특사가 중재한 휴전안을 국제사회가 지지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가스 협상은 가격 조정 난항으로 진전 없어

이번 회담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합의로는 중국 톈완(田灣) 원자력발전소 3, 4호기 원자로 건설에 러시아가 적극 참여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부 간 협정서에 양국정상이 가조인한 정도가 꼽힌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러시아의 기술지원을 받아 장쑤(江蘇)성의 톈완 원전 1, 2호기를 완공했고 추가로 3, 4호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문제는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이번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진전은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스공급 프로젝트는 30년간 680억㎥(약 1조 달러 어치)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러시아는 1000㎥ 당 350~400달러를 원한 반면 중국은 200~250달러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양국은 대형 여객기 합작 개발 등 주요 산업협력 안건에 서명하는 등 양국 무역 규모를 오는 2020년 2000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데도 합의했다. 교역 규모를 10년 내에 두 배 넘게 확대한다는 것이다.

"중국, SCO 통해 지역 영향력 확대 도모"

양국이 주도하는 지역안보기구인 상하이협력기구(SOC)도 그 어느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SOC는 중국·러시아와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항하는 지역기구로 떠오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도 6일부터 베이징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열리는 SO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일정에 속한다.

2001년부터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해온 SCO에는 인도, 파키스탄, 이란은 물론 아프가니스탄도 옵서버로 참석한다. <뉴욕타임스>는 "SOC에 아프가니스탄이 옵서버로 참석하는 것은 미국이 아프간에 철수하는 2014년 이후 중국이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핵문제와 관련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별도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중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진전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갈등요인도 적지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970년대 말만 해도 경제규모가 러시아의 절반도 안됐던 중국이 지금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5배 수준이 된 현실에서 러시아가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러시아가 외교안보적 세력균형에서 중국에게 밀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불편한 관계는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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