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박근혜, 침묵의 커튼 뒤에 숨지 말라"

김현미 "새누리 원내대표, 일일이 朴 결재 받아야?"

박지원 원내대표 선출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했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아침 정당대표 라디오연설을 통해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정중히 촉구한다. 더 이상 '침묵의 커튼' 뒤에 숨지 말라"고 말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제 행동하라. '나홀로 리더십'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위원장은 파이시티와 민간인 사찰 등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연관된 사건에 박근혜 위원장이 침묵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하고 "지난 4년의 수많은 실정과 불법과 비리를 그대로 둔 채, 입으로만 변화와 희망을 논하는 것은 또 하나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민생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으자"며 "반값 등록금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은 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반값 등록금을 추진할 것"이라며 "새누리당도 반값 등록금을 약속했다. 함께 시작하자"고 말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에 촉구한다. 난마처럼 얽힌 불법과 비리의 사슬, 이제 끊어내자"고도 했다. 그는 "검찰도 이번 수사에 검찰의 운명이 달려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수사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미진하다면 19대 국회에서 진상조사·국정조사·청문회·특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검찰 스스로가 검찰 위상을 국민 앞에 밝히는 철저한 수사 해줄 것을 매일 촉구하겠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청와대도 임기 내 털고 가야지, 덮고 가려 했다가는 퇴임 후에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까 상상도 하기 싫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현미 "새누리당은 '박근혜 유일체제'"

비대위 회의에서 김현미 비대위원은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세간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한다는 것이 관심거리"라고 꼬집었다. 여당이자 제1당의 원내대표 선거가 이토록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박근혜 위원장이 전권을 틀어쥔 현 상태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은 "그런데 어제 비로소 (새누리당 원내경선이) 기사화되는 것 같다"며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가가 아니라 박근혜 위원장이 모 후보의 러닝메이트의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다 끝난 게 아닌가가 기사화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전날 서울 용산을 방문했었다. 용산은 진영 의원의 지역구이며, 진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친박계 이한구 의원과 러닝메이트를 이루고 있다.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진 의원이 정책위 의장을 맡는다.

김 위원은 "새누리당이 박근혜 위원장 유일체제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생각을 모아 원내 전략을 구사하고 국회를 끌어갈 중심인데, 박 위원장 뜻에 따라 운영되는 국회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우리 당 원내대표가 상대(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아니라 '장막 뒤'에 있는 박근혜 위원장과 협상해야 하는,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일일이 박 위원장의 '결재'를 받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몰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