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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프간 극비 방문 '깜짝 대국민 연설'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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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프간 극비 방문 '깜짝 대국민 연설'한 까닭

[분석]"대선 앞둔 대테러전쟁 성과와 의지 과시한 정치적 행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깜짝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사전에 일정이 전혀 예고되지 않았던 것이며, 백악관 관계자들은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이 처음 이 사실을 보도했을 때 확인해주지 않거나 부인할 정도로 극비로 취급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아프간 수도 카불에 대통령 전용기가 착륙할 때까지 보도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동승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프간 수도 카불에 현지시각으로 오후 10시 경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현지시각으로 새벽 1시30분 경 양국간 전략적 동맹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뒤 아프간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서 미국 국민을 상대로 미국에 TV로 생중계된 특별 연설을 했다. 미국 시간으로는 1일 오후 7시30분이고, 아프간 현지에서는 아침 일과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미국시간으로 저녁 7시30분 경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미국에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
"알카에다 패배 목전에 있다" 강조한 '희망의 메시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알카에다의 패배가 목전에 있으며 9·11 테러에서 촉발된 10여 년간의 아프간 전쟁도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강조해 이번 방문이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드러냈다.

2일은 9·11 테러의 주도자로 알려진 알 카에다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된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에 정의를 보여줘야 하는 임무가 남아 있지만 그 끝은 목전에 있다"면서 "10년 간의 해외에서의 충돌과 국내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미국을 건설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바마는 "이라크에서 이미 끝냈듯, 아프간에서 미군의 전투도 끝나가고 있다"면서 "새 지평이 열리기 직전 새벽의 어둠에 와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최근 아프간에서 벌어진 미군의 총기 난사 사건 등으로 악화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동맹에 관한 협약을 맺는 등 양국관계를 새롭게 다지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전격방문한 시기나 연설 내용으로 볼 때 빈라덴 사살 1주년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더 주목된다.


미군 개입한 최장기 전쟁에 '대테러 전쟁' 성과 부각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9.11 테러 이후 10년이 넘도록 지속된 대테러전쟁의 상징적인 장소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이 직접 개입한 것으로 따지면 베트남전쟁(미국이 개입한 1963~1973년)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 최장기 전쟁(2011년~)이다.

이 전쟁이 일어난 것 자체가 당시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이 알카에다를 지원했다는 이유였고, 1년 전 9·11 테러를 주도한 빈라덴을 끝내 찾아내 사살한 것을 계기로 오마바 대통령이 그동안의 대테러전쟁의 성과와 앞으로의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 아프간을 전격 방문한 주된 목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극비리에 출국하기 직전 대통령의 대테러 담당 수석 보좌관인 존 브래넌도 공개연설을 갖고 "알 카에다는 이제 '유명무실'해졌다"고 주장한 것도 대테러 전쟁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대국민 홍보전의 일환으로 지적됐다.


공화당 "대선 겨냥한 정치공세" 비난


브래넌은 "빈라덴 스스로도 사살되기 1년 전부터 알카에다에 대한 미국의 전면 공격으로 조직이 잇따라 와해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개탄했으며, 조직 명칭까지 바꿀 것을 진지하게 검토했다면서, 이런 내용은 빈 라덴 사살 작전 당시 입수한 문건에 잘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빈라덴과 관련된 문건들은 미 육군사관학교 부설 대테러센터(CTC)에 의해 조만간 인터넷으로도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힌 브래넌은 알카에다 조직의 피해가 극심한 나머지 조만간 핵심 지도부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도 단언했다.

하지만 공화당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빈라덴 사살 1주년을 맞아 대테러 전쟁의 성과를 과시하고, 대테러전쟁의 상징적인 장소인 아프간을 전격 방문하고 나선 것은 오는 11월 대선를 겨냥한 정치 공세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도 "이번 방문에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분명이 논쟁이 될 대테러 전쟁과 관련해 책임있는 마무리를 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정치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게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의 귀뜸"이라고 전했다.

"알카에다, 궤멸된 게 아니라 진화중"


또한 알카에다의 세력이 궤멸 직전이라는 오바마 정부의 주장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빈라덴 사살 1주년을 맞아 알카에다를 집중 조명한 '알카에다를 다시 생각한다'는 제목의 분석기사를 내놓았다.

<포린폴리시>는 "빈라덴이 살아있을 때도 알카에다는 수직적인 통합형태의 조직이 아니라 분권화되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진화하고 있었다"고 면서 "빈라덴과 일부 고위급 인물들을 제거했다고 해서 알카에다가 궤멸됐다고 하는 것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지금도 알카에다는 최고 지휘부와 종교위원회만 파키스탄에 두고 이슬람권 전역에 연계조직을 확장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라크, 아라비아 반도, 마그레브(북아프리카), 소말리아 등지의 알카에다 연계세력 지도자들은 빈라덴에 이은 알카에다 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에게 충성을 맹세했으며, 자기 영토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

특히 <포린폴리시>는 최근에는 미국 등 서방세계를 공동의 적으로 놓고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합병설, 그리고 종파가 다른 이란과의 연대설까지 제기되고 있다면서,알카에다 괴멸론은 엄밀한 분석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희망사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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