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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스페인 구하기' 비상대책 다각 검토

[분석] 560조원 넘는 부동산발 은행부실 처리 난제

유로존의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전염된 재정위기가 다시 불붙고 있다. 유로존 3위의 경제국 이탈리아의 재정위기를 일단 틀어막은 유럽연합(EU)은 이제 4위 스페인에 대한 비상 대책에 돌입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EU 관료들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EU는 스페인의 시장 조달 금리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솟을 경우를 대비한 비상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시민들이 경기침체와 긴축정책에 항의하고 있다. ⓒAP=연합
부동산 거품 붕괴-은행부실-재정난 심화 악순환

사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함께 '구제금융이 불가능한 경제규모'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든 구제금융까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문제는 스페인은 외부 요인에 흔들리는 이탈리아보다도 내부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것. 스페인은 미국보다 더 심한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서 엄청난 은행 부실에 시달리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들 부실 은행을 처리하느라 재정위기가 심화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스페인은 최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속불가능한 수준'이라는 7%로 가기 직전인 6% 대로 치솟아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고, 현재 세계에서 부도 위기에 몰릴 국가 신용 위험이 큰 나라로 헝가리와 함께 10위 권에 포함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세계 부도 위험 10위권 수모

장외 시장 파생상품과 관련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영국 기업인 CMA가 자체 개발한 '5년간 부도 누적 확률(CPD)'을 보면 키프로스(63.7%), 포르투갈(60.5%), 파키스탄(46.4%), 아르헨티나(45.9%), 우크라이나(45.6%), 베네수엘라(41.5%), 아일랜드(39.5%), 이집트(32.8%), 헝가리(32.2%), 스페인(32.1%)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의 경제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0.3%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스페인의 GDP 증가율은 올해 1분기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해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기록됐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인의 주택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거품에 해당되는 은행 부실만 무려 3800억 유로(약 565조 원)에 달해 은행권 스스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다.

EFSF, ECB 동원되나

이에 따라 EU에서 검토하는 스페인 지원 방안도 우선적으로 은행 자본의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금지원 방식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초저금리 대출을 스페인 은행에 제공해 자본을 보강하도록 하는 것이 유력하다.

스페인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으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국채를 매입해 장기채의 금리를 낮춰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

이밖에 실행이 의문시 되는 방안으로는 아예 스페인 정부에 부과된 재정적자 감축 목표 일정을 완화해주는 것이다.

스페인은 지난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8.5%로, 올해 5.3%로 떨어뜨린 뒤 내년에는 3%로 낮춰야 한다. EU 내부에서는 이런 일정을 좀 더 기간을 늘려주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재정긴축까지 하다가는 스페인 경제가 더욱 회생 불능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EU위원회는 벨기에나 헝가리 등 작은 나라들에게도 엄격한 목표를 요구하면서 스페인만 예외로 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으로 가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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