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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반도, 박근혜에게 주어진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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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위기의 한반도, 박근혜에게 주어진 카드는?

[김재원-이인영의 '대담'·②] 개성공단,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북한의 3차 핵실험부터 개성공단 중단 사태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는 긴장의 최고조를 달리고 있다.

연이은 북한의 엄포에 우리 정부도 급기야 맞불을 놨다. 북한이 26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회담 제의를 거부한 데 대해 정부가 '체류인원 전원 철수'라는 초강수를 둔 것.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자 평화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은 결국 폐쇄 직전의 위기를 맞게 됐다. 이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도 취임 두 달 만에 최대 고비에 직면했다.

악화일로에 놓인 한반도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프레시안>은 보수-진보를 대표하는 새누리당 김재원, 민주통합당 이인영 의원을 다시 만났다. (관련기사 : "박근혜, 과연 '재벌의 힘' 이겨낼 수 있을까?")

한국의 보수-진보 진영에 가장 양보할 수 없는 이슈 하나를 꼽으라면 대북 문제일 터다. 그만큼 대북문제를 바라보는 보수와 진보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린다. 두 사람 역시 사태의 원인에서부터 극복 방안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현격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북한의 핵 능력을 인정하고 이 전제 하에 대북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선 공감대를 이뤘다.


두 정치인이 대화에 나선 것처럼, 극도의 긴장 속에 있는 남과 북 역시 대화에 나설 수 있을까. 한반도는 잔인했던 '4월 혹한기'를 뒤로하고 5월엔 진정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다음은 김재원-이인영 두 의원의 대담 전문이다. <편집자>


▲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왼쪽)과 민주통합당 이인영 의원에게서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을 들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계속되는 김정은의 위협, 어떻게 볼 것인가
김재원 :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겁주기용 '핵공갈'
이인영 : 북미관계 개선이 우선, 남북관계는 부수적 목표


프레시안 : 한반도가 그야말로 위기다. 3차 핵실험부터 시작된 북한의 의도는 무엇일까.

이인영 : 핵심은 북미관계 개선일 것이다. 이것을 통해 남북관계 이니셔티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봐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 북한이 뭔가 분명한 목표 있다는 얘긴가?

김재원 : 당황스러운 부분이, 우리 정부가 아무런 액션을 취하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북한이 적극적으로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의도를 생각해보면 긴장을 극도로 높여서 남한에 대한 겁주기를 하려는 거다.

북한이 긴장의 강도를 높이는 이유가 국지전 넘은 전면전을 통해 한반도 전체의 북한식 통일을 원하는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닐 거다. 우리 정부의 반응도 보고 미국에 대해서도 직접 대화를 하자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다. 이 의원 말대로 북미 간 직접대화보단 핵군축 협상을 통한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다양한 목적 있을 거다. 그런데 정부가 바뀌는 과정에서 그런 태도를 보인 건 아마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핵공갈'을 하고, 이전 이명박 정권과는 다른 대화체제를 끌고 가자는 목적이 있으리라고 본다.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것은 상대는 20대 후반의 젊은 지도자다. 아무리 외국에서 유학을 했다고 하더라도 미숙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유학 다녀온 재벌 2,3세들을 보면 국내에서 공부한 것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 김정은이 세상 물정 모르고 강력한 드라이브만 걸다가 자칫 사고가 터질 수도 있다. 체제라는 게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것만은 아니다. 의사전달 상황에 문제가 생긴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남한 정부의 국방력을 너무 과소평가해 비합리한 행동으로 나오면 도발이 되는 거다. (김정은이) 전략을 잘 갖춰가면서 한 단계 크고 있다면 다행인데, 그런 게 없이 마냥 내지르는 거라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이인영 : 포인트가 조금 다르다. 북한은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게 전략적인 목표다. 그런 과정에서 남북관계에서 이니셔티브를 쥐는 건 부수적 이득이다. 그리고 북미관계 개선의 수단을 무엇으로 할지가 관건이다. 일단 경제나 외교력으로는 안 된다. 그러니 자꾸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거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 지나면서 재래식 군사력으론 게임이 안 되니까 북한이 핵이라는 비대칭군사력 전략으로 간 거다.

그런데 군사적인 충돌로 뭐가 되진 않는다는 걸 북한도 알 것 같다. 다만 그 직전 상황까진 최대한 긴장 수위 높여서 핵을 레버리지로 해서 뭔가 다른 걸 획득하는 게 목표가 아닌가. 그렇다고 북한이 절대 핵을 안 쓸 거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결국 목적은 북미간 대화다.

그러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둘 중 하나 선택하는 거라고 본다. 하나는 북미관계 개선이다. 남한 입장에서 북미관계 개선이 되는 게 바람직한지 아닌지 판단하고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하면 (북미 대화를) 주선하는 방법이 있을 거다. 박 대통령이 방미해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면서 조율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하나는 인내다. 인내하면서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관리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같았으면 자극해서 불똥 튀는 형태로 벌써 갔을 것 같은데, 박근혜 정부는 단호하면서도 대화는 하겠다는 유연 전략을 병행하면서 국면 관리를 잘 하는 것 같다. 우선은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

이런데 이건 소극적인 방법이다. 좀 더 능동적으로 개선하려면, 북미관계 개선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공동의 이니셔티브를 행사할 근거를 만드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싶다. 김대중 대통령이라면 그럴 것 같다. 북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풀었을 것 같다. 김대중 정부 때는 대북 지원으로 남남 갈등이 야기됐지만, 박 대통령이 하면 남남갈등이 줄어들어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언젠가 미국을 향해 미사일 한두 방 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김정은 체제의 조기 착근 관련해서도 군사적 성과든 호기를 과시하든 간에 북한의 행동을 그냥 '뻥카'로 보긴 어렵다. 그동안 한반도가 고강도 긴장상태였던 부분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저강도로 내려왔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중강도로, 고강도로 올라가는 건 사실이다. 한국 내부의 무대포같은 매파적 성향의 사람들이 나서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는 그런 측면들은 아직까진 관리를 잘 하고 있다.

김재원 : 김정은 체제가 처음 들어설 때, 우리나라 보수 진영에서 3대 세습이 말이 되냐고 비난했다. 그런데 정작 지금 국가지도자가 되고 나니까 '저 친구가 공고하게 오래오래 잘 해먹어서 북한이 시끄럽지 않게 조용히 관리 잘 했으면' 하고 바란다. 우리뿐 아니라 미국이든 중국이든 다 마찬가지일 거다. 이율배반적이지만 그렇다.

그런데 지금은 핵공갈을 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고 우리가 군사적으로 제약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만일 그랬다간 우리 피해가 심하다. 그러니 제발 가만히 있어줬으면 한다. 공갈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껏 하는 게 대화 제의나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관련 대화 나서지 않으면 중대조치 하겠다고 한 것 아니냐.

▲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남북관계의 '최후의 보루' 개성공단의 재개 방법은?
김재원 : 한·미·중 협력해 풀 문제
이인영 : 개별 접근 불가… '리얼옵션 어프로치'해야


프레시안 : 개성공단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 정부도 북한에 26일까지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중대발표하겠다고 선언했고, 잔류인원 철수가 유력한 조치로 예상된다.

이인영 : 중대조치, 이런 얘기 좀 안 했으면 좋겠다. (개성공단) 문 닫겠다는 것도 예전 금강산 관광 문 닫겠다는 거 아류 아닌가.

김재원 : 사실 중대조치라고 말 한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 지금 상태가 선택 가능성이 없다보니 그런 거다. 근데 북한이 중대조치라고 하면 우리는 가슴이 철렁하지만, 우리가 중대조치 한다고 하면 북한은 '그래? 그럼 남아있는 사람들 다 발가벗고 넘어가' 할 정도가 될 수 있다. 개성공단이 탐탁지도 않았는데, 잘 됐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일종의 레버리지가 전혀 안 될 수도 있긴 하다.

그런데 그런 식이 아니면 지금 우리가 할 수 게 없다. 나쁜 사람이 옆집 이사 왔는데 우리 집 향해 욕 퍼붓고 위협 가하는데 근데 우리가 숙이고 물품 보내는 것도 웃긴 얘기 아닌가. 과거에 금강산도 박왕자씨 피살에 대한 (북한) 대응이 없어서 중단됐다. 사실 그때 재개한다면 할 수도 있었을 거다. 그러나 (남한이) 보수정권이었고, 여론 때문에 안 됐다. 그런 (국내) 상황을 무시하고 개성공단을 더 지속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보수조차 지급 못하는 상태고, 이 상태 계속 가면 어떻게 유지되겠나. 그럼 선택의 가능성 없어지는 거다.

그럼 이제 한미관계를 통해 생각해봐야 하는데, 미국이 민주당정권이라 해도 어떻게 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미국에도 불바다 만들겠다고 하니 미국 정부 내에서도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여론이 만만치 않을 거다. 중국도 그렇다. 한 달 전에 중국에 갔다 왔는데, 중국 사정 밝은 외교관들 이야기는 과거와 달리 북한에 대한 인식 바뀌었다더라. 북한에 대해 많이 골치아파한다고 한다. 결국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함께 중국이 보조 맞춰서 북한을 진정시키는 움직임으로 나가지 않는 한 미국이나 우리나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인영 : 잘 하다가 왜 중대발표라느니 그런 선언을 했을까 싶다. 선을 딱 그어서 정치적으로 하지 말고 부분부분 차근히 해결해가야 한다. 한꺼번에 문제를 풀려고 하면 안 된다. '리얼옵션 어프로치'를 해야 한다.

자극하는 것보단 인내하는 게 낫고, 인내보단 리얼옵션 어프로치가 낫다. 박 대통령이 갖고 있는 신뢰프로세스라는 게, 말로만 포장해서 내놨을 리는 없다. 프로세스를 말 그대로 밟아나가면서 좀 더 능동적으로 맞춰나가면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략적으로 비핵과 평화를 바꾸자는 건데, 북한 입장에서도 북미 관계와 바꾸고 싶은 것 아니겠나. 우리도 비핵하고 경제협력이든 북미간 관계 주선이든 해줄 수 있는 거다. 그런 과정에서 개성공단 해법을 찾아야지, 개성공단 문제 그 자체만 보면 해법이 없다.

중국 역할을 기대해볼 수도 있지만, 중국이 핵심적인 역할은 아니다. 당사자의 역할이 핵심이다. 우리가 중국에 부탁해서 하는 것보단 미국과 조율해서 미국과의 조건을 맞춰가는 게 빠를 수도 있다.

김재원 : 우리가 밀사를 파견한다 한들 우리가 뭘 해주겠다고 해서 지금 상태를 가능성도 없다. 결국 북한이 원하는 건, 핵을 가졌다는 걸 대내외에 과시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서 미국에 '레짐 체인지니 이런 얘기 하지 마라'는 것이다. 체제는 그대로 보장하고, 그 전제 하에 지원해달라는 등 미국과의 평화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옛날처럼 경수로 지어주면 영변 핵시설 파괴하고 이런 상태는 지난 거다. 이거 핵 시설을 다 갖추고 있다. '버튼 안 누를테니까 우리를 인정해라'인 것이다.

북한의 폭주를 막을만한 제재 수단이 없다. 우리 보수진영에 불만인 게, 기껏 풍선이나 날려선 될 게 아니다. 삐라가 떨어져서 동요하는 거보다 그 내용 불쾌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라디오 틀어줘서 무너질 체제였으면 벌써 무너졌다. 그런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젊은 지도자의 폭주를 막을 수단이 없으니 우리는 어쨌든 미국과 중국과 협조체제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인영 :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그런 방법은 더 없을 것 같다. 잘못하면 압박 제재가 될 수 있다. 그것도 뒷문은 다 뚫린 압박 제재.

김재원 : 중국이 뒷문을 안 열어주면 되지 않나.

이인영: 중국이 닫을 수 있는 그런 입장도 못 된다.

김재원 : 중국도 북 핵 실험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핵실험 때 동북부 지방에서 지진 관측되고 초등학생들은 다 대피했다. 국제적으로 봤을 때 도저히 안 되겠다 하는 수준이 올 건데, 지금 조금만 더 하면 그 상태로 갈 거다.

▲ 이인영 민주당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 계속되는 한반도 위기 속 한국의 역할은?
김재원 : 대화는 쌍방 의지 필요… 북한 먼저 진정 국면 접어들어야
이인영 :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협력 기조 계승해야


프레시안 : 야권에서는 줄곧 특사 파견을 주장한다. 어떻게 보나.

김재원 : 보내면 좋다. 지금도 우리 정부가 특사 보낸다 하면 받긴 받을 거다. 근데 대화 의사가 있어야 보내는 것 아닌가. 특사가 오면 북한은 대놓고 핵공갈만 더 칠 거다.

이인영 : 우리 정부에서 특사를 보낸다 할 때, 그쪽에서도 만나자고 하면, 무엇 때문에 만나자고 하는지가 전달이 될 게 아닌가. 그 과정들을 통해서 북미관계도 우리가 조율할 수도 있다.

프레시안 : 존 케리 장관 방한 때까지만 해도 한미가 공동으로 제안했으니 유화국면으로 가지 않을까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효과적으로 먹히지 않는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

이인영 : 단정 짓지는 말자. 한 방으로 풀릴 것 같았으면 이런 상태가 되지도 않았다. 북한은 지금 지금 '뻥카'를 치는 게 아니다. 긴장상태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문제 풀어갈 지가 중요하다. 설사 북미 간 대화 열려도 한국 정부는 손을 놓고 구경만하면 안 된다.

10년, 20년 지나서의 한반도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 박근혜 정부가 대담하게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땐 일본이나 중국이나 러시아가 어떻게 돼있을 건가, 이런 상황들을 생각하면 지금의 순간은 정말 잠깐일 수 있다. 근데 이 잠깐을 잘못 넘겨서 역사적으로 실기해버리면 한반도는 엉망이 될 수 있다.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가 대화 의지 있다고 한다면, 과거 진보 정부에서의 대화 경험과 노하우를 받아와서 같이 협력하는 건 어떻나.

김재원 : 의미 있는 일일 수는 있는데, 불신이 클 것 같다. 민주당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사회는 반으로 갈라져있다. 만일 민주당에 대북문제를 맡기면 보수에는 사람 없냐고 할 수 있고, 반대로 결과가 안 좋으면 그걸 갖고 책임 지라며 시비를 걸 소지 있다. 특사도 야당에게 맡길 건 아니라고 본다. 곧 있을 오바마와의 회담 과정에서 특사 파견하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을 텐데 크리스토퍼 힐 같은 사람이 간다 하면 좋을 것 같다.

프레시안 : 한국의 역할론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북미관계가 본질이라는 점에서 이인영 의원이 한국 정부의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측면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인영 : 한국 정부가 아주 최소한으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해놓은 게 있다. 9·19 성명, 10·4 선언 등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김재원 :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서해대전이 있었어도 왕래를 다 했다. 언제든지 대화 가능했다. 근데 지금은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된 국방라인 갖추기도 전에 라인이 단절돼버렸다. 그리고 그때와 다른 면은 핵 능력이다.

이인영 : 당장 접촉 라인을 복원하고 재가동하고. 그런 건 대통령이 결단하면 할 수 있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은 그걸 안 했다.


▲ 김재원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김재원 :
지금부터 복원해 나가려고 할 거다. 그런 의미로 외교안보팀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난 다음에 이렇게 했으면 오히려 훨씬 좋은 관계가 됐을 건데 아무 여지를 안 주고 계속 자기들이 긴장만 강화시켜서 상태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상황 속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상태로 가자 그럼 어느 누가 가능하겠나.

이인영 : 예전에 없던 게(핵능력이) 생긴 게 분명하고, 그게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있는 상태를 인정하고 있는 상태 속에서 장기적으로 (긴장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굴러가야 하는 거다. 북이 핵을 없앨 수는 없지 않나.

김재원 : 이미 북이 핵을 가졌다는 건 사실상 인정하는 거다. 그게 없어지는 단계로 가야 대화한다는 게 아니라, 쏘겠다고 난리치지 않고 좀 가라앉아야 한다는 거지.

프레시안 : 체제안정보장과 비핵화를 같이 올려놓자는 입장인가?

이인영 : 궁극적으로는 그런 과정이 되어야 한다.

김재원 : 대화는 할 수 있으면 계속 할 거다. 그런데 이런 상태는 벗어나야 대화국면이 되고 해결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대치하는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이룬 성과가 상당히 있었다. 그렇게 긍정한다 하더라도 그 시절에도 북한은 핵 개발을 했다. 진보개혁 정부도 북 핵개발 관리하는 데는 실패한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있다.

김재원 : 보수 진영에선 핵개발 비용을 대줬다고 하는 거지.

이인영 : 말이 안 된다. 만약 우리가 스폰서라면 우리한테는 공격하면 안 되는 거다. 그리고 이런 논리는 마치 국세청에서 지하경제를 제대로 안 잡아서 조폭이 날뛴다는 그런 말이나 다름없다.

경제협력, 교류 이런 것들이 활성화됐으면 북한의 핵의 위협이 이렇게 강해졌을까. 경제협력 같은 게 레버리지가 돼 북미관계도 많이 나아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민주정부 10년의 햇볕정책이었다.

■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은?
김재원 : 최소 2.3년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갈 현실적인 로드맵 그려야
이인영 : 국내정치 신경쓰지 말고 담대하게 나가야

프레시안 :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 등에 북한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 내에서 심장부 타격 같은 자극적인 얘기도 나왔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자극한 측면이 있지 않을까?

이인영 : 상호적인 거지, 대북 문제에선 뭐가 더 먼저 자극하고 뭐가 나중이고 이런 쳇바퀴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재원 : 북한 문제는 항상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아무것도 안 해서 문제라고 하는데, 이명박 정부도 남북정상회담도 하려고는 했다. 처음부터 경색시키려 간 건 전혀 아니라고 본다. 북한에 제대로 접근한 게 아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그리고 우파는 강경한 지지세력 있기 때문에 '북한 퍼주기'같은 게 쉽지 않다. 북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든 게 대통령, 외교안보팀의 의지로 되지 않는다.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건 이인영 의원과 동감한다. 단지 북한이 비교적 선의적인 목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주변국을 위협하는 것이므로 그들을 인정하라는 거라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이인영 : 핵은 어떤 의미에선 미국과 장사하려고 한 거다.

김재원 : 저는 그것도 동의하지 않는다. 핵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남한에 대한 항구적인 공갈의 수단이 된다. 현실적인 위험이다. 핵이 없으면, 재래식 무기로는 미국도 군사력 가지고 있어 위협이 안 됐다. 그러나 핵이 있어 국가 간 군사적인 균형이 깨졌다.

▲ 이인영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북한이 핵을 갖고 있으니 우리도 핵무장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재원 : 우리는 핵무장이 불가능하다. 한미원자력협정도 폐기해야 하고, 미국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도 용납하지 않는다. NPT도 탈퇴해야 한다. 그런데 한미원자력협정, NPT 안 하면 우리 경제는 완전히 망할 것이므로 불가능하다. 보수 진영이 말하는 건 주한미군이 전술핵을 몇 개 쥐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인영 : 한국의 보수는 무지막지해서 전쟁하면 자기들 마음대로 전쟁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핵을 가지면 전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무지하다.

프레시안 : 박근혜 대통령이 곧 방미 일정에 나선다. 어려운 시기인데, 제언을 한다면?

이인영 : 성명이나 합의문 발표할 때 새로운 내용이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자유롭게. 또 특히 보수층이 정치적으로 오해하고 해석하지 말고, 우리가 처한 중대한 국면에 대해 인식하고, 용기를 주면 좋겠다.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토를 달고, 그런 것들이 걱정이 된다면 오히려 아주 담대하게 나가보라고 박 대통령에게 요청하고 싶다.

김재원 : 한국과 미국이 북핵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사람들은 9·11 이후 공포심이 있기 때문에 '불바다 만들겠다'고 하면 심리적인 위협을 받는다. 보스턴테러도 있는 마당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게다가 북한처럼 나오는 국가가 없었다. 탈레반도 국가체제를 갖추지 않았으니 겨우 테러정도인데 북한은 한 국가다. 그러니 한국과 미국이 공조해서 문제를 향후 최소 2,3년 간 임기 중에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로드맵 합의해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프레시안 : 북한 문제를 풀어가기가 정말 쉽지 않다. 박 대통령의 지혜와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다. 두 분 말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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