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29일 4.11 총선 지원유세를 위해 강원도를 찾은 자리에서 "이명박·새누리당이 무차별적으로 사찰한 보고서가 발견됐다. (…) 심각한 것은 이 내용이 'VIP'에게 보고됐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결국 열쇠를 쥔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증거인멸 인지 여부 등 사실관계를 밝히고, 사건에 연루된 모든 인사들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도록 지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MB·새누리 심판위원회' 위원장인 박영선 의원은 "범국민적으로 대통령 하야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좀더 직접적으로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 및 MB심판위 공동회의에서 "이미 민주당은 이 사건을 '한국판 워터게이트'로 규정한 바 있다"면서 <리셋 KBS 뉴스>에 보도된 것 역시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직접 사찰 문건을 들어 보이며 "청와대 지시임을 입증하는 'BH 하명'이라고 돼있고, 담당자·종결사유·처리결과가 자세히 기록돼 있다"면서 "특히 담당자 이름을 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사정기관에서 파견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를 비롯한 전방위적 사정기관의 불법사찰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정배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jb_1000)에 올린 글에서 "정권심판을 넘어 MB탄핵을 검토해야 한다"고 아예 직격탄을 날렸다. 천 의원은 "여당의원·재벌까지 닥치는 대로 사찰하고, 방송장악 위해 암약하고, 꼬리를 밟히자 검찰을 움직여 은폐하고 증거를 인멸"했다면서 "MB·새누리 정권은 유신 때의 중앙정보부를 부활시켰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MB·새누리 심판위원회' 회의에서 민간인 사찰 관련 자료를 들어 보이며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뉴시스 |
박영선 "새누리당도 사찰기록 활용"
박 의원은 한편 "이 사찰기록은 청와대는 물론 새누리당도 활용해 왔다"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새누리당이 "사찰기록을 청와대와 서로 공유하면서 활용해 왔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왜 박근혜 위원장이 민간인 사찰에 소극적인가에 대한 대답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제 검찰 수사는 권재진 법무장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맹형규 행안부 장관, 이현동 국세청장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걸친 고위층으로 옮겨가야 한다"며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변호사 비용의 출처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MB심판위는 "이제 퍼즐이 모두 풀렸다"면서 대통령이 배후에 있고 사찰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전제 하에서만 △왜 임태희 실장이 범죄자 가족에게 격려금을 하사했는지, △왜 민정수석실이 증거인멸에 적극 관여했는지, △왜 청와대 관련자가 거액의 금품으로 '입막음'을 시도했는지, △왜 검찰은 수사에 소극적인지, △왜 일부 검사가 사표를 던졌는지 등의 의문이 설명된다고 주장했다.
MB심판위는 "독재정권시절에도 없었던 광범위한 민간인사찰"이라며 "방법도 미행, 감시, 개인 사생활에 대한 침해 등 거의 스토커적인 것으로 이뤄져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심각한 국기문란 사태로, 워터게이트 몇배의 폭발력 있는 중대한 범죄"라면서"정권유지에 걸림돌이 되거나 반대한 인물에 대해 약점을 캐내 이를 무기로 통제하려는,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라고 맹공을 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