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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모범국' 말리에 쿠데타…리비아 사태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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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모범국' 말리에 쿠데타…리비아 사태 '불똥'

[분석] 알카에다 세력확장 가능성에 서방 '화들짝'

아프리카에서 비교적 안정된 나라로 꼽힌 서부 아프리카의 나라 말리에서 군사쿠데타가 발생했다. 특히 이 쿠데타는 아프리카 북부의 리비아에서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사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서방권에서는 아프리카 북서부 일대가 통제불능의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쿠데타 군은 수도 바마코에 있는 국영 TV방송국과 라디오방송국을 전격 접수한 뒤,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 대통령궁까지 장악했다. 아마두 투마니 투레(63)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군부대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교장관과 내무장관을 비롯한 다수의 장관들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 21일(현지시각)부터 시작된 쿠데타로 말리의 수도 바마코의 대통령궁 일대에 불길이 솟고 있다. ⓒAP=연합
"대통령궁 장악, 헌정중단과 통행금지령 발표"

쿠데타군은 22일(현지시간) 국영 TV를 통해 쿠데타 성공을 선언하면서 헌정 중단과 통행금지령을 발표했다. 하지만 <BBC>는 "쿠데타 세력은 위관급 장교들이 주도한 군 일부이고, 아직 정예부대 등은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반격을 결정하면 이른 시일내에 쿠데타가 진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쿠데타가 일어난 배경이나 시점이 말리의 간단치 않은 혼란상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투레 대통령은 어차피 4월말 대통령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그 전에 물러날 예정이었다. 또한 지난 20년 동안 투레 대통령은 말리를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도 성장을 이어온 '아프리카 모범국가'로 이끌어왔다는 평을 받아왔다.

투레 대통령도 쿠데타로 집권을 시작하기는 했다. 지난 92년 공수부대 군사령관이었던 투레는 당시 독재자를 축출한 쿠데타로 집권한 뒤 10년간 군사정권을 거쳐 2002년부터는 민주적인 선거로 대통령에 선출된 후 재선 임기를 이어가면서 '민주주의 군인'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북부 반군 무력공세 강화에 일부 정부군 불만 고조

아프리카국이 혼란에 빠질 경우 대개 부족간의 갈등이 요인인데, 이 점에서 말리도 예외는 아니다. 북부에는 유목민족인 투아그레족이 독립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세력이 미약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지난 1월 중순부터 북부 반군의 무력공세가 거세졌다.

<AFP>에 따르면. 이번 쿠데타는 일부 정부군이 반군 진압에 나섰다가 오히려 무기나 군수품 보급이 쪼들려 많은 사망자가 난 것이 계기가 됐다. 군수지원에 대한 군부대의 불만이 고조되자 국방부 장관이 직접 수도 북부 군기지를 방문해 협상에 나섰으나 별다른 지원을 약속받지 못했고, 이에 분노한 장병들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쿠데타군도 "반군과의 전쟁에서 보여준 투레 대통령의 무능"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흥미로운 것은 북부 반군이 강력해진 배경에 리비아 사태가 있다는 분석이다. <AFP>에 따르면 카다피가 말리 북부의 투아그레족을 용병으로 쓰다가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후 이 용병들이 리비아를 탈출했는데, 특수훈련에 실전경험이 풍부한 이들 용병들이 많은 무기까지 가지고 돌아와 부족에 합류하면서 전투력이 급상승했다는 것이다.

쿠데타군은 가급적 빠른 기간에 민주적인 권력 이양을 약속했지만, 스스로도 "3개월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모르겠다"고 밝혔듯 4월말로 예정된 선거가 무산될 가능성은 물론, 정국이 안정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서방권, 유엔까지 일제히 쿠데타 강력 규탄

무엇보다 내전이 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북부 반군이 쿠데타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 남쪽으로 더 밀고 내려왔으며, 북부는 투아그레족에 의해 완전히 장악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격화된 정부군과 투아레그 반군의 교전으로 많은 주민들이 죽거나 다쳤고, 이미 난민도 20만 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터지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국의 정권의 안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한 탓인지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아프리카연합(AL)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등 이 지역의 국제기구들도 규탄성명을 냈다.

프랑스나 미국 등 서방권들도 이번 사태를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서방권은 이 지역이 혼란에 빠지면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이곳을 기반으로 세력을 확장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말리 국민과 합법적으로 선출된 투레 정부를 지지한다"면서 "이번 쿠데타를 강력규탄하며, 즉각적인 헌정 복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계은행(WB)과 아프리카개발은행(ADB)도 말리의 쿠데타 세력을 비난하며 "개발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압박을 가했다. 이들 은행들은 "국가와 자국민들의 개발이익을 지키기 위해 헌정질서를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은행들은 말리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대선을 앞두고 있고, 안정적인 경제흐름과 사회발전, 민주적인 정부를 강화하는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중단시킨 쿠데타를 맹비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군부세력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강제적으로 장악한 것을 비난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이사국들은 말리의 일부 군부 세력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로부터 권력을 강탈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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