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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한 대화 제의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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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한 대화 제의 받을까?

"받을 명분 없다" VS "받거나 조건부 거부 가능"

개성공단 조업 중단 사태가 보름이 넘어가는 가운데 통일부가 북한 당국에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북한이 이에 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25일 성명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을 개최하자는 구체적 대화 제의를 내놓았다. 통일부는 이번 대화 제의가 기존에 류길재 장관이 언급했던 "북한은 대화의 장으로 나와라"라는 입장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통일부가 제시한 답변 회신 기한인 26일 오전까지 대화에 응하겠다는 답을 보낼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북한이 성명 발표 하루 전인 24일 우리 측의 비공개 접촉 요구와 서면 문건 접수를 모두 거부했기 때문이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 역시 북한이 회담제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독수리 훈련을 가장 위협적인 적대행위로 보고 있다. 훈련 진행 중에 나온 대화제의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현재 한반도 상황의 연장선상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훈련이 진행되는 도중에 나온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통일부는 25일 성명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이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통일부가 26일까지 회신을 달라는 요구를 한 것도 북한이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입장에서 보자면 남한 정부가 '우리는 대화제의를 했다'는 사실을 남기기 위한 이른바 '모양새 갖추기' 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북한이 남한의 대화제의가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 제의를 거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로서는 북한이 어떤 판단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동국대학교 고유환 교수는 통일부의 대화제의와 관련 "실제로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일수도 있고 명분 쌓기용 일수도 있다"며 "북한이 개성공단을 한반도의 전체 정세를 바라보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제의를 받을 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어쨌든 우리 정부가 대화 재개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가졌다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면서 "정부로서는 '손 놓고 있지 않는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명분 쌓기든 대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든 정부의 의도와는 별개로 대화제의 자체는 문제 해결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인제대학교 김연철 교수는 "실무회담 제의를 한 것은 다행"이라며 "대화제의 시점도 훈련이 마무리되어 가는 4월 마지막 주이기 때문에 적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김 교수는 이번 대화제의를 단순한 명분 쌓기로 볼 수만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화제의 내용을 보면 개성공단이라는 구체적 내용과 실무회담이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며 지난 11일 통일부 장관이 발표했던 대화제의보다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는 문제에 대해 김 교수는 "받을 수도 있고, 아니면 조건을 달아 거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런데 그는 "설사 북한이 공을 다시 남한에 넘기더라도 결국 개성공단을 재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 일단 대화가 시작되면 남북 간 신경전은 앞으로 어떻게 이를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정부가 북한의 반응에 즉각 대응하기 보다는 이번 제의를 개성공단을 풀 수 있는 시작점으로 생각하고 북한의 반응을 받아들일 것을 주문했다.

다만 김 교수는 북한이 대화제의를 거부했을 경우 '중대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은 굳이 넣을 필요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무회담 제의에 중대한 조치라는 말을 붙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대화라는 것이 문제를 풀기 위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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