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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의 비극' 재연되나…최악의 교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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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의 비극' 재연되나…최악의 교전 사태

[분석] 달라진 이집트 "이스라엘은 '아랍 제1의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 무장세력이 3년여전 '가자 전쟁(Gaza War)' 이후 최악의 교전 사태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9일 가지지구의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남부 도시들을 향해 로켓탄을 날리고, 이에 대한 이스라엘 보복 공습이 나흘 째 이어지면서 12일(현지시각) 사망자가 25명에 달하고, 최소한 80여명이 부상당했다. 사망자는 모두 가자지구에서 발생했고, 이스라엘에서는 8명이 다쳤다.

이날 밤 <로이터> 통신은 휴전 중재에 나선 이집트 관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집트 관료의 말에 따르면, 13일 오전 1시부터 양측이 휴전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과거 휴전 협상의 사례에서 보듯, 지켜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에서 공식적으로 휴전 협상을 인정하는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서로 "상대방이 하기에 달렸다"는 식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로켓 공격이 계속된다면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슬람 지하드의 무장조직 대변인 아부 아흐메드도 "이스라엘이 공습을 중단하지 않으면 로켓 공격 범위를 확대해 이스라엘의 다른 도시를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맞섰다.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주민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AP=연합
이집트, 휴전 중재에 '이스라엘 대사 추방' 요구 등 압박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이 지난 9일 가자지구의 무장조직 인민저항위원회(PRC)의 지도자 자히르 알 카이시를 표적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PRC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200발 넘는 로켓포를 발사했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 폭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집트 관료가 전한 말이기는 하지만, 합의됐다는 휴전안에 이스라엘이 '암살을 중단한다'는 이례적인 약속도 포함됐다고 강조한 것도 이때문이다.

특히 '아랍의 봄'으로 독재자 무바라크 정권이 몰락하기 전까지 아랍권에서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이집트가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이집트 의회는 이날 수도 카이로 주재 이스라엘 대사의 추방 요구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또 이스라엘 주재 자국 외교관을 소환하는 것은 물론 이스라엘로의 가스 수출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집트 하원은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친구나 동반자, 협력자가 아니다"라며 거수 표결을 통해 추방안을 가결하고 자국과 아랍권의 '제1의 적'인 이스라엘과에 대해 "모든 관계와 합의를 재고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고려해 이집트의 핵무기 정책도 다시 검토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 대사 추방 권한은 현재 이집트의 실질적인 권력인 이집트 군사위원회만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어서 의회의 이번 조치는 상징적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지만, 최근 총선을 통해 이슬람 정당들이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한 의회가 앞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이집트의 관계를 재정립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민간인 공격 용납 못할 일"

국제사회도 이번 사태가 또다른 '가자 전쟁'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해 주로 이스라엘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2008년 12월 가자 전쟁 당시 22일간 이어진 양측의 충돌로 가자지구에서 14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이스라엘군 병사들도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태도 나흘까지의 폭력의 강도로 볼 때 국제사회의 중재가 없다면 3년전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안전보장이사회를 열고 "가자 지구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폭력사태에 대해 민간인 공격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심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특히 "가자와 이스라엘 사이의 상황이 악화되고 또 다시 민간인들이 희생을 치른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한다"며 "민간인에 대한 로켓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 측에 인내를 촉구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유엔 안보리에 앞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며 "우리는 공격을 중단하도록 책임있는 조치들을 취하기를 촉구하며, 모든 당사자들이 냉정을 되찾도록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도 가지지구에서 로켓탄이 날아오기 때문에 '자위권'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무차별 공습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면 "우발적인 피해"라고 강변해왔다.

하지만 아랍권에서는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명분으로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다.

적어도 아랍권에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비극을 알기 때문이다. 가자지구는 '지붕없는 감옥"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스라엘에 의해 완전히 봉쇄된 채, 170만 명의 주민들이 '집단처벌'을 받는 고통을 겪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은 수시로 로켓공격을 빌미로 가자지구에 무차별 공습을 가해 왔다. 이번 나흘간의 공습 과정에서도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스라엘, '사망자 0'의 비결 '아이언돔'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지금까지 사망자가 한 명도 없다. 그만큼 이스라엘은 공격은 물론, 방어 전력 면에서도 로켓탄 공격을 무력화시킬 만큼 전력차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날아오는 로켓을 차단하기 위해 '아이언돔'이라는 '단거리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실전 배치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가자지구의 무장세력이 발사하는 로켓포는 단거리에 정밀 타격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런 로켓탄이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동안 '단거리 미사일 요격 체제'를 개발해왔다.

지난해 4월부터 실전 시험에 들어간 '아이언돔'은 70km 이내에서 날아오는 단거리 미사일을 '타미르'라는 요격미사일로 공중에서 격추시큰 것이다. 아이언돔은 이번 나흘간의 교전에서 처음에는 잘 맞추지 못하다가 최근 이틀간에는 인구 밀집 지역으로 향하는 로켓탄 수십발을 겨냥해 80%가 넘는 명중율을 보였다고 한다.

압도적인 전력 차이로 인해 양측의 교전되는 것은 서로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하마스도 이번 교전이 장기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집트가 휴전을 중재하고 있지만, 유혈사태의 강도는 이날도 전혀 줄지 않았다"면서 "유엔과 유럽연합, 러시아, 미국 등 이른바 '중동 콰르텟'이 양측이 자제할 것을 촉구해도 소용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쪽에서 로켓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무장세력은 이슬람 지하드와 인민저항위원회(PRC) 등이다.하지만 이스라엘 측에서는 배후에 하마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마스는 지난 2006년 민주적으로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한 팔레스타인의 합법적 집권당이지만, 미국 등 서방권은 '테러집단'으로 규정해 탄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전체가 아니라 가자지구만 장악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노선을 취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있는 한 평화협상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가자지구 사태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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