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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보기관 "이란 핵무기 개발 증거 없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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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보기관 "이란 핵무기 개발 증거 없다" 결론

이스라엘·유럽과 입장차…이란 제재 정당성에 타격?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폭탄 개발을 위한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hard evidence)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이란은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은 의학용 등 민간 목적이라고 주장해온 반면 미국 등 서방은 이란이 핵폭탄을 개발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제재를 가해 왔다. 그러나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전·현직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최근에 내려진 미국 정보기관들의 평가에 의하면, 미국은 이미 지난 2007년 결론내린 바와 같이 이란이 지난 2003년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관들 간의 평가가 이뤄진 구체적인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이란이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핵연료 농축을 진행해 왔으며 몇몇 관련 시설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스라엘 및 유럽 정보기관들이 일치된 인식을 보이고 있지만, 중앙정보국(CIA) 등 16개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 지도부가 핵탄두 개발을 위한 일련의 프로그램 재개를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유럽의 입장은 여기서 갈린다. 이스라엘 매파들의 이란 핵시설 선제타격론을 미국이 말리고 있는 입장인 까닭을 짐작케 한다. 유럽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의 가장 어려운 단계인 우라늄 농축에서 큰 진보를 이뤘다면서, 무기 수준의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기만 한다면 탄두 개발과 핵폭탄 보유로 이어지는 남은 과정은 이란 과학자들에게는 매우 쉬운 일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2년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해 잘못된 결론을 내린 일 때문에 CIA가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나아가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중단한 적조차 없다면서 2007년 미 정보기관들의 결론에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들의 결론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4일 제출한 새 보고서의 내용과도 상반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지난 15일 이란 국영 TV에 공개된 우라늄 농축시설의 모습. 뒤쪽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이란 이슬람혁명의 아버지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모습을 그린 포스터가 보인다. ⓒ로이터=뉴시스

신문에 따르면 일부 미 정보 당국자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목적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 자체라기보다는, 핵 보유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함으로서 중동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케네스 C. 브릴 전 IAEA 주재 미 대사는 "이란은 핵무기 보유가 아닌 '가능성'을 원한다고 생각된다"고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미 정보기관인 국가비확산센터(NCC) 소장을 2005~09년 역임한 브릴은 "인도는 과거 (핵무기 보유 전) 수 년 동안 드라이버 몇 번만 돌리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단계였지만, 이란은 그 수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전직 정보 당국자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은 모두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이란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심이 계속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최소한 미국이 이란 제재를 주도한 것은 다시금 정당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은 지난 연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국방수권법안과 이후 이뤄진 추가조치 등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기업 및 개인을 미국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고 이란 은행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함으로써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고 돈줄을 죄어 왔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핵무장을 위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인식을 미국 정보기관들이 공유하고 있다면 이같은 조치들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미 앞서 재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에 유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공화당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에서 제재를 강행했을 가능성이나 미국 정계에 무시못할 힘을 발휘하고 있는 이스라엘 로비 집단의 영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한편에서는 미국의 이란 제재 본질이 핵 문제가 아닌 석유와 달러 체제의 패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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