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탈북자가 범죄자가 아닌 이상 국제규범에 의해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데 대해 중국 외교부가 탈북자 문제를 "난민화, 국제화, 정치화하는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중국의 견해를 묻자 "조선(북한)의 불법적인 월경자는 난민이 아니며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로 중국 내로 진입한 사람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탈북자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일 뿐이라는 중국 정부의 시각이 깔려 있는 대응이다.
훙 대변인은 "중국은 (탈북자 문제를) 한결같이 국내법,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그게 각 측의 이익과 국제관례에 들어맞는다"고 기존의 입장을 강조했다.
이같은 중국의 입장은 3일 연속으로 나온 것이다. 훙 대변인은 20일 탈북자의 강제 북송이 국제난민협약 등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화법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21일에도 그는 "해당 월경자들은 난민의 범위에 속하지 않을뿐더러 유엔 시스템에서 논의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런 중국의 입장에 대해 한국 정부가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대체로 중국은 한국이 탈북자 이슈를 공개적으로 제기할수록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제규범'을 거론함으로써 한중간의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중국 내 탈북자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문제에서 중국의 협조를 받기는 어려워질 뿐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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