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에서 20일 오전 9시 30분부터 실시된 해병대의 해상 사격훈련이 약 2시간만에 종료됐다.
훈련 전 북한은 남북한 군사 채널, 서해 현지 군사령부, 대남기구 등을 통해 "대응타격"을 경고하며 민간인들의 대피를 촉구했지만, 실제 훈련이 시작되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날 훈련에서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전방사단의 포병 화력을 모두 대기 상태로 유지했으며, 음향탐지장비(할로)와 대포병탐지레이더(아서) 등 전방지역의 대북감시자산을 풀가동했다. 또한 해병대는 주민들을 사전에 안전지역으로 대피시킨 후 훈련을 시작했다. 대피한 3000여 명의 주민들은 훈련 종료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북한군은 이날 평상시보다 증간된 대응태세를 유지했고, 남측의 훈련 시작 전 일부 포병 전력을 전방으로 이동시켰으며, 대함유도탄의 레이더 가동 징후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서해에서 진행중인 한미 연합 잠수함훈련,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키 리졸브 연합훈련 등에 대한 북한의 경고와 위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8월의 경우 북한은 남측의 훈련이 끝나고 6일 후에 대응 사격을 한 바 있다.
오늘 23일 북미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당장 남측에 모종의 행동을 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북미 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나 나오지 않고 한미 연합훈련을 둘러싸고 남측의 자극적인 언행이 계속될 경우 북한의 대응 행동이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통상적 훈련에 대해 북측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강하게 나온다면 손해볼 게 없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한편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하자는 남측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며 당분간 냉랭한 대남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은 긴장감이 감도는 한반도의 정세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격훈련에 관한 질문을 받고 "중국은 관련된 각 측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유리하도록 행동하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각 측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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