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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美 반대에도 이란 가스관 지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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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美 반대에도 이란 가스관 지속 추진

다음주 이란·파키스탄·아프간 3자 정상회담…이란 제재 김 빠져

핵개발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이 미국의 동맹국인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파키스탄은 또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란과의 천연가스관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란이 외교적으로 고립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파키스탄은 9일(현지시간)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3자 정상회담이 다음주 중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리즘 대처 등이 주요 이슈지만 이란-파키스탄 간 천연가스관 문제도 의제에 포함된다.

압둘 바시트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바마드에서 오는 16~17일 이틀간 정상회담이 열린다"면서 "각국 지도자들은 마약 운송 등의 조직범죄와 테러 대처방안 같은 중요한 지역 이슈에 대해 토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과 이란 간의 수십억 달러 규모 가스관 프로젝트도 지속 추진된다. 바시트 대변인은 이 문제에 관한 한 "파키스탄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며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시트 대변인은 "(가스관 프로젝트는) 우리의 경제 성장에 중요하다"면서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오는 2014년까지 가스관 프로젝트를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과 파키스탄 양국은 지난 2010년 협상에서 2013년부터 이란산 천연가스를 파키스탄에 공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이란의 남(南)파르스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가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까지 연결된다. 이란은 이미 전체 2775km에 달하는 구간 중 국내 부분의 건설을 마친 상태다.

이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이란 제재는 다시 한 번 '김빠진' 모양새를 면하기 어렵게 됐다. 파키스탄 뿐 아니라 역내 여러 나라와 중국·러시아 등은 이란 제재에 반대해 왔다. 인도도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에 반기를 들고 나섰고, 중동 지역에서는 유일한 나토 회원국인 터키마저 이란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국제정치경제를 거시적 시각에서 다뤄온 브라질 출신 언론인 페페 에스코바는 지난달 "미국에서는 거의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이란은 '고립'되지 않았다. 이는 워싱턴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면서 "이 지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파키스탄은 가스관 문제 뿐 아니라 미국의 이란 적대적책 전반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파시트 대변인은 이란의 핵 문제에 대해 '모든 문제는 반드시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이란 <IRNA> 통신이 전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6일 이란 중앙은행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등 새로운 제재 방안을 밝힌데 대해서도 파시트 대변인은 '파키스탄은 지역 내에서의 어떤 새로운 분쟁도 반대한다'면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자국 내에서 강행된 빈 라덴 사살 작전, 무인정찰기 오폭 사건 등에 대해 미국에 반발해 왔으며 샴시 공군기지에서의 미군 철수를 요구해 이뤄냈다. 최근에도 파키스탄 정보기관과 탈레반과의 연계 가능성을 거론한 나토(NATO) 비밀 보고서 건 등으로 인해 양국 관계는 역대 최악 수준으로 냉각된 상태다.

'3자 정상회담'의 한 축인 아프간의 카르자이 행정부 역시 미국과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설에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11년에 걸친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탈레반 간의 평화회담에서 카르자이 행정부가 들러리만 서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이 이 지역에서 이래저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美, 파키스탄 반발에도 무인기 작전 계속…14명 사살

미국은 파키스탄과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 국경 내에서 무인정찰기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9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정보 당국 관리들과 탈레반 소식통을 인용, 파키스탄 서북부 북(北)와지리스탄 지역 미란샤 인근에서 이틀간 이뤄진 미국의 무인정찰기 작전으로 알카에다와 연계된 파키스탄 탈레반 분파 지도자 바다르 만수르 등 14명이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사살된 만수르는 파키스탄 당국이 자국 내 알카에다 세력의 총책임자로 여겨 왔던 인물이다. 한 파키스탄 고위당국자는 "만수르가 한밤중 가해진 미사일 공격으로 숨졌다"며 "그의 죽음은 파키스탄을 공격하는 알카에다의 공격 능력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AFP> 통신에 전했다. 파키스탄 정보 당국은 목표물 옆 건물도 손상돼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파키스탄 내 미국의 무인기 작전은 지난해 11월 오폭으로 인해 24명의 파키스탄군 장병이 사망한 이후 한동안 중단됐었지만 올해 1월 10일 재개됐고 이는 주권 침해라는 파키스탄 여론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5일 국제 언론단체인 탐사보도국(BIJ)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총 260회 이뤄진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어린이 60명을 포함한 민간인 282~535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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