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수사 경과도 신속하게 발표됐다. 미 해병대는 시신에 소변을 본 4명의 미군 중 최소 2명의 신원을 식별해냈다. 이 사건은 해군범죄수사대(NCIS)가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해병대 대변인 조지프 플렌츨러 중령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신원이 확보된 2명의) 이름은 밝힐 수 없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한 해병대 관계자는 이들이 동영상에 첨부된 설명처럼 미 해병 2연대 3대대 소속이며, 해당 부대는 지난해 아프간·이라크 등지의 평화 유지 활동에 파견됐다가 같은해 9~10월경 미 노스캐롤라이나주(州)의 '캠프 리전' 기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동영상 전문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문제의 동영상 중 한 장면. ⓒ로이터=뉴시스 |
미국은 해병대 성명과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을 통해 시신 모독 행위를 강하게 비난하고 엄정한 수사 및 처벌을 약속한데 이어, 국방장관과 국무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도 불끄기에 동원했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동영상에 담긴 행동을 강하게 비난하고 해병대와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에 의해 충분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패네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행동은 미군의 일원에게는 완전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방부는 패네타 장관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이 일로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패네타가 전화를 걸어 "매우 개탄스럽다"면서 사건을 즉시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해병대원들의 행위를 "비인간적"이라고 비난하며 "미국 정부에 신속한 조사와 죄지은 자들의 엄벌을 분명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전적으로 실망스럽다"면서 "(이런 행동은) 우리들, 특히 해병대원들 중 절대 다수가 지키려 하는 바와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장관은 그러나 아프간 안보와 번영을 위한 미군의 노력에 대한 평가가 이 동영상으로 인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올해로 12년차를 맞은 아프간 전쟁을 끝내고 2014년 말까지 철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오바마 행정부에게 분명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타이밍 또한 문제적"이라고 논평했다. 이 사건이 최근 급물살을 탄 미국과 탈레반 간의 평화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탈레반 내에서는 다소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카리 유수프 아흐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미군이 이런 "거친 행동"을 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라면서 미국인에 대한 탈레반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BBC> 방송에 말했다.
그러나 다른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 동영상은 정치적 과정이 아니며, 현재 초기 단계인 만큼 우리의 (미국과의) 대화와 포로 교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협상 지속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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