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 익명으로 올라온 39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무기를 든 미군 해병대원 5명이 피흘리는 시신 3구를 향해 집단으로 방뇨하는 모습이 나온다.
미군 1명은 시원하다는 듯 탄식을 토해냈고 다른 1명은 "예에"라고 추임새를 넣는다. 옆에서는 다른 미군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좋은 날이 되길, 친구"라거나 "소나기 같구나. 금빛이네"라며 장난치는 말소리도 녹음됐다.
이 동영상은 "캠프 리전(미 본토에 위치한 해병기지)에서 나온 미2해병대 3대대 정찰저격4팀이 죽은 탈레반에게 쉬하다(peeing)"이라는 설명과 함께 게시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외신에 이들이 소지한 소총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저격수들에게 지급된 총기와 종류가 같다고 확인했다.
미군 당국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국방부 대변인 존 커비 대령은 "동영상에 찍힌 배경이 어디냐, 인물이 누구냐와는 관계없이 말도 안 되는 끔찍한 행동"이라면서 "소름끼친다. 이 동영상은 내 속을 뒤집어 놨다"고 비난했다.
미 해병대도 성명을 내고 "아직 이 동영상의 출처나 진실성에 대해 확인하지 못했지만 촬영된 행동은 미 해병대의 핵심 가치 등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 사안을 엄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영상 전문사이트 '유튜브''에 게시된 동영상 속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해병대원으로 보이는 자들이 피투성이가 된 시신3구에 집단 방뇨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그러나 지난해 엄청난 비난을 낳았던 아프간·이라크 주둔 미군들의 엽기적 민간인 살인 행각, 이른바 '킬 팀' 사건에 이어 터진 이번 사건으로 인한 여파는 쉬이 가라앉지 않으리라는 것이 외신들의 관측이다. 2014년 철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군에는 또다른 악재다.
'킬 팀' 사건이란 11명의 미군 병사들이 단지 여흥을 위해 최소 3명의 현지인들을 폭탄과 총기로 살해하고 시신의 손가락 마디 등 일부를 '트로피'로 수집하거나 기념 촬영까지 한 충격적인 살해극을 말한다.
따라서 이번 동영상 파문까지 겹쳐지면 아프간 내에서 반미 감정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프간 주둔 미군은 전체 10만 명에 달하며 이중 2만 명가량의 해병대원들은 대부분 칸다하르나 헬만드주(州) 등 격전지에 배치돼 있다.
미국 내의 이슬람교 인권 단체 '미국-이슬람 관계 위원회'도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항의했다. 이 단체는 "죄를 범한 자들은 미 군법과 관련 법에 의해 최고 수준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미국의 군사 규정과 국제법을 위반한 이같은 시신 모독 행위를 비난한다"고 서한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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