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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에 이탈리아까지 무너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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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에 이탈리아까지 무너지면…

[분석] 디폴트 위기 그리스는 '국제적 도박판'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 최대 6주 남았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의 경고다. 12일 <로이터> 통신도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이뤄지리라는 보장이 없다"면서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우려했다.

하지만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에 "설마 디폴트 선언 사태가 있겠느냐"는 낙관론이 적지 않다. 이 낙관론를 악용해, 현재 그리스의 단기 국채에 대해서는 투기판이 벌어지고 있다. 헐값이 된 그리스 국채를 사두었다가 대형 호재가 나오면 대박을 칠 것이라는 도박이다.

▲ 오는 4월 초 조기 총선까지 과도내각을 이끌고 있는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 총선 전에 그가 그리스의 디폴트를 선언하게 될 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AP=연합

'그리스 디폴트 선언' 가능성 두고 투자자 전망 양분

이런 도박판이 벌어지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 이후에 벌어질 최악의 시나리오가 너무 끔찍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도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거의 대등하게 나뉘어져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디폴트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거나, 이탈리아마저 상반기에 집중된 국채 상환을 위해 자금 조달에 실패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순식간에 유럽 은행들의 연쇄파산이 일어나고 자금 회수 사태가 빚어지면서 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는 대공황급 위기가 닥치는 시나리오를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단기적인 해법은 이미 있다. 그리스에 약속한 구제금융이나 자금 지원이 충분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문제는 구제금융에 성사시키기 어려운 전제조건들이 달려있고, 다른 방식의 지원도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어있어 벼랑 끝까지 갈 때까지 당사자들간에 '치킨 게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2월중 협상 매듭 안되면, 일방적 디폴트 선언" 경고

그리스는 오는 3월 20일 144억 유로의 국채 상환이 예정돼 있다. 우리 돈으로 20조 원이 좀 넘는 액수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는 별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완전히 재정이 바닥난 상태로 이것도 부담이 될 뿐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국채 상환에 필요한 1차 구제금융의 나머지 분할지급분과 2차 구제금융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로 인해 협상 일정을 감안할 때 2월까지 이런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그리스는 곧바로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유럽의 은행 등 민간 부문의 채권액 2060억 유로(약 300조 원) 가운데 50%의 '헤어컷(자발적 손실 부담)에 대해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다. 2차 구제금융의 가장 핵심적인 전제조건이다.

민간 채권단은 이런 헤어컷 부담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어차피 절반 탕감해줘도 그리스는 디폴트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헤어컷' 비율을 75%로 늘려야 한다는 독일 등의 압박까지 가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민간채권단은 정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헤어컷' 자체에 대해 더욱 동의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악화됐다.

투기세력들은 그리스 국채 대상 단기 도박

독일 등 유럽의 정부들도 그리스 지원 문제가 쉽지 않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진 11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유로존의 최우선 순위 과제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이라면서 특히 "은행권과의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유로존의 구조적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에게서 기대할 것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 구제금융을 주는 대가로 가혹한 긴축을 요구하기로 악명 높은 IMF도 그리스에게 더 이상 긴축을 강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그리스의 경제가 악화되고 있고, 유럽연합이 그리스에 더 많은 돈을 지원하거나, 채권자들이 더 많은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IMF는 유럽연합이나 민간 채권단의 더 많은 지원이 없으면, 그리스는 버틸 수 없으며 그렇다고 IMF의 자금 지원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IMF의 회원국 중 특히 미국과 아시아 등 신흥경제국들은 유로존 회원국들이 그리스에 대한 지원에 보다 확고하게 나서지 않는 한 IMF의 지원을 확대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IMF의 고위관계자는 그리스 디폴트 선언을 피할 시간이 촉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면서 "당사자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릴수록, 그리스를 벼랑에서 끌어 올리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헤지펀드 등 투기자금들이 그리스 국채를 대상으로 벌이는 도박판은 상황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그리스를 구해줄 경우 결국 다른 나라들의 혈세로 투기꾼들의 배만 불려주는 것이 될 것이라는 비난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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