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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국 용사, 현지법인이 돕자!

[윤재석의 '쾌도난마'] 自國軍만 챙기는 야만 정부, 대한민국

취재차 이 나라 저 나라를 방문할 때 흔히 맞닥뜨리는 것. 반세기 전 한반도를 휩쓸었던 6·25전쟁의 흔적이다.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 참전기념비'야 워낙 사람의 발길이 잦은 곳이라 그렇다 치고,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수다한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지구촌 곳곳에 韓國戰 흔적

태국 수도 방콕 시내에 있는 왕실경호 제21보병연대 한켠엔 잘 정돈된 한국전 참전기념관이 있다.

태국은 6·25전쟁 당시 제21보병연대 제1대대 장병 1294명을 비롯해 육·해·공군 2274명을 보내 134명이 전사 또는 실종됐고, 1139명이 부상했다. 태국군은 '리틀 타이거'라는 별칭으로 한반도에서 용맹을 떨쳤다.

기념관엔 인상 깊은 유품이 전시돼 있다. 바로 두꺼운 외투. 그 밑엔 이렇게 씌어 있다. '용맹스런 태국군이 가장 두려웠던 것은 인민군도 중공군도 아닌, 엄혹한 추위였다.'

호주 곳곳에서도 한국전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수도 캔버라의 전쟁기념관에는 양차 대전과 말레이 보루네이전, 베트남전과 함께 한국전 부스가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최대도시 시드니 무어파크엔 2009년 7월 제막된 참전기념비가 있다.

참전비는 태극 모양의 원형 구조물 안에 깃대 모양의 석재 136개가 들어 있다. 석재는 호주군이 가장 많이 희생된 경기도 가평에서 공수됐다.

▲ 지난 10월 방미한 이명박 대통령이 미 의회 의사당에서 연설 후 한국전 참전용사인 미 의원들에게 경례하고 있다. ⓒ뉴시스

태즈메이니아 오지 마을에도 전사자 동상


수년 간 6회에 걸쳐 호주를 종횡무진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남부 태즈메이니아(Tasmania)섬의 로스(Ross)라는 내륙 마을에 남아 있는 흔적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제주도의 봉개나 선흘 정도되는 작은 마을 한복판엔, 멋진 군인 동상이 서 있다.

발밑에 박힌 동판엔 양차 대전에서 전사한 청년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어지는 명패의 이름 '상병 하드리스 W.A. 일병 퍼킨스 B.C.' 6·25전쟁 참전 전사자다.

시드니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을 타고 내려온 주도(州都) 호바트에서 다시 세 시간 가량 들어가야 하는 오지 마을 청년 두 명이 듣도 보도 못한 나라에서 벌어진 전쟁에 나가 목숨 걸고 싸운 흔적이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호주는 가장 먼저(미국보다도) 육군 병력을 포함, 항공모함 1척, 구축함 2척, 프리깃함 1척 등 해군 함정과 전투기 1개 대대, 수송기 1개 편대 등을 투입했다.
정전될 때까지 1만8000명 가까이 참전해 339명이 전사하고 1216명이 부상했다.

우린 그들에게 뭘 해주고 있나!

6·25전쟁 호주 참전용사들의 건강 상태는 열악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암 등 각종 난·불치병이 일반인의 3배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한국전 참전 호주 퇴역 장병에게 해주는 것은 고작 한국방문 프로그램, 그것도 제한된 인원 내에서일 뿐이다. 호주 참전 용사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 재향군인과 전사자 유족에 대해 탄탄한 사회보장 시스템이 받쳐주고 있으니까.

16개 참전국 중 나중에 후진국으로 전락한 에티오피아, 터키, 태국, 필리핀(이상 가나다 순) 등지의 참전용사들의 말년은 한마디로 '비참' 그 자체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은 관광이랍시고 나가서 치졸한 졸부근성이나 시위하고 돌아올 뿐 그들의 희생을 반추하는데 인색하다. 5개 인도지원국(인도 이탈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중 인도의 경우도 마찬가지.

더 있다. 동방의 손바닥만한 반도에서 벌어진 동족상잔 와중에 헐벗고 굶주린 민초들을 위해 비록 미성(微誠)이지만,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우리를 도왔던 46개국. 그 중엔 바티스타 정권 시절의 쿠바도 들어있다.

오늘 아침, 국방부 정례 브리팅 전, 대변인과 차를 마시면서 '장학퀴즈' 게임을 했다.

"한국전 참전국이 몇 나라게?"
"16개국이요."
"그럼 인도지원국은?"
"한 여덟아홉 나라되나요?"
"그 외에 더 있다는 거 알아?"
"알죠. 마흔두 나라?"


총계는 대략 맞췄다.

예정보다 10분 늦게 시작된 15일 오전 정례브리핑.
4 꼭지 중 하나가 '정부 대표단, 연말 해외 파병부대 위문 격려'였다.
국가보훈처장 박승춘을 단장으로 한 국회, 국방부, 총리실 소속 공무원 7명이 위문단을 편성, 16~18일 레바논 동명부대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크부대를 방문, 위문금과 위문품을 전달할 예정이란다.

연말에 산설고 물선 이역만리에 나가 있는 우리 아들·딸들, 그것도 평화유지군(PKO)으로 나가 있는 자랑스런 젊은이들 챙기는 거 중요하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 레바논과 그리 멀지 않은 나라의 슬럼에서 끼니 걱정으로 날을 지새는 검은 피부의 한국전 참전 어르신도 있다는 사실.

▲ 지난 10월 방미한 이명박 대통령이 워싱턴 D.C.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둘러보며 참전용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밥 한 끼 먹이고 報恩?


오늘날 우리가 지구촌 곳곳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할 수 있을 만큼 성장, 강건해진 게 누구 덕인가!

대통령 미국 간 김에 역전(歷戰)의 어르신들 모셔 밥 한 끼 드리고 폼 잡는 유치한 보은(報恩)이라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기피가 명백한 병역면제 이력의 군 통수권자는 입만 열면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라고 나불대지만, 턱도 없는 소리. 특히 참전용사에 대한 배려 측면에서 오늘 대한민국은 명백한 야만국이다.

정부의 의지가 그러하니 다른 방도를 찾아야지.

역시 입만 열면 "글로벌 기업"을 외치는 재벌, 공공 재벌들에게 팁(tip) 하나 주겠다.

대한민국 외교공관보다 더 많이 진출한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등은 물론, 포스코 등 공공 재벌에게 주문한다.

▲ 지난 2007년 6월 동명부대 창설식에서 박흥렬 육군참모총장(왼쪽)이 김웅건 레바논평화유지단 단장에게 부대기를 수여하고 있다. ⓒ뉴시스

현지법인서 용사 후손 챙겨라!


참전국 및 인도지원국 현지법인에서 참전 어르신 후손 채용에 가점을 주라는 거다.

국가유공자 자녀 및 후손 우대 채용제도를 참고하면 된다. 참전 어르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될 거다.

더해서 반세기에 걸친 미국의 무지막지한 제재로 피폐해진 쿠바도 도와주자. 국교가 없어서 안된다고? 1950년 6월, 쿠바는 우리와 국교가 있어서 도왔나?

*필자의 이메일 주소는 blest01@daum.net 입니다. 기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 분은 주저말고 메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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