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북·미 대치 원점 회귀, 北은 원하는 것을 얻을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북·미 대치 원점 회귀, 北은 원하는 것을 얻을까?

[TV로 보는 김정은의 북한] 북한, 비핵화 받아들이고 협상장 나와야

북한이 16일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화제의를 거부했다. 우리 정부의 대화제의를 거부한 데 이어 미국과도 일단은 협상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북한은 외무성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북한)를 겨냥한 핵전쟁연습을 계속 벌이면서 ... 우리의 핵억제력을 없애기 위한 대화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세계여론을 오도하려는 기만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우리(북한)가 먼저 비핵화의지를 보여주어야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 당의 노선과 공화국의 법을 감히 무시하려드는 오만무례하기 그지없는 적대행위'라고도 주장했다. 비핵화 대화를 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 북한이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화제의를 거부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미국은 미국대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 N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있지만, (북한은) 김정은과 전임자(김일성, 김정일)들이 보여줬던 도발적 행동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협상은 없다는 얘기이다.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과 대화나 협상을 진행하려면 북한의 의미 있는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치국면 복귀는 정해진 수순?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와 케리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과정에서의 유화적 제스처로 조성되는듯 했던 대화 분위기가 다시 수그러든 양상이지만, 북한과 한미 간의 입장차를 살펴보면 대치 국면으로의 복귀는 어쩌면 정해진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북한이 지난 1월 이후 갖가지 종류의 위기를 조성해가며 주장해 온 핵심은 '비핵화 없는 평화체제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2003/1/23, 北 외무성 성명)이라는 성명에서 보듯, 북한은 그동안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입장을 수차례 대내외에 천명했고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령까지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했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대화제의를 하면서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지키고 비핵화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상호간의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협상장에 나서기를 바라지만, 그 주제는 비핵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지난 3개월 가까이 온갖 위기를 만들어가며 주장해 온 내용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만큼, 한미의 대화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북한은 그러나 미국의 대화제의에 대한 거부입장을 내놓기까지 나름의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화제의에 대한 거부 입장이 비교적 신속하게 나왔던 데 비해 미국의 대화제의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까지 이틀의 시간이 더 걸린 점이 이를 반증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가 한발 양보해 북한에 대화제의를 한 것으로 비춰지는 상황에서, 이를 거부했을 경우 북한이 처하게 될 불리한 외교적 입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내용으로 보면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지만, 막상 제안을 걷어찼을 경우 짊어져야 할 국제정치상의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 3개월 가까운 공세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출구전략으로 활용할까 라는 고민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결국 한미의 대화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핵화 없는 평화협정'을 위해 '반미대결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사 표시일 수도 있지만, 지난 3개월 가까이 대내외적으로 '핵포기는 없다'고 떠들어온 상황에서 '비핵화 논의'를 받아들일 수 없는 정치적인 딜레마도 작용했을 것이다.

북미 대치 국면의 출구는?

대화가 논의되는듯 하던 짧은 소강상태를 거쳐 북미대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북한이 16일 외무성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북한)를 겨냥하여 가상목표를 정하고 핵타격훈련을 한 것만큼 우리도 그에 대응한 훈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있다'고 한 만큼, 무수단미사일 발사 같은 추가도발이 재개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다시 대결국면을 심화시킨다고 해서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지난 3개월의 경험에서 보면 이에 대한 답은 부정적이다. 접점이 보이지 않는 북미대치의 출구는 현재로서는 북한이 명목상이나마 '비핵화'라는 명제를 받아들이고 협상장에 나오는 길밖에 없어 보인다.

* 북한학 박사인 안정식 기자는 SBS에서 한반도 문제를 취재, 보도하고 있으며 북한포커스(www.e-nkfocus.co.kr)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