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네템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시리아 사태 관련 사안을 보고하며 사망자 수를 이같이 밝히고 여기에는 최소한 300명의 어린이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필레이 대표는 이 통계에는 시리아 정부군의 인명 손실은 반영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정부는 시위 진압 중 군인과 경찰 1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필레이 대표는 특히 홈스의 상황이 "급박하다"(alarming)면서 주의를 촉구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최소 1만4000명이 시리아 당국에 의해 구금돼 있고 1만2400명이 인접 국가로 피난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의 반정부 시위는 대개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군에 대한 무장 반군, 소위 '자유시리아군'의 공격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보리 회의에 참석했던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말로 충격받았다. 우리는 숨진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아직 망설이고 있는 안보리 이사국들은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10월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보인 부정적 반응을 겨냥한 것이다.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 (자료사진) ⓒ로이터=뉴시스 |
시리아에서는 이날도 유혈사태가 계속됐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감시단'은 시리아 중부 홈스와 북서부 이들리브에서 7명이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반정부 단체인 '지역협력위원회'(LCC)도 <BBC> 방송에 이날 사망자 수가 2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홈스와 이들리브 외에도 남부 하마와 데라,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도 시위대와 진압군 간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전날 시작된 바사르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 역시 계속됐다. 야권 단체 시리아 국가위원회(SNC)는 이날 시리아 전역 12개 주에서 파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시리아의 지방자치단체 선거일이었지만 계속되는 유혈사태 등으로 투표율은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리아 정부는 지자체 선거 또한 '민주화 과정'의 일부라면서 파업과 시위 사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선거를 강행했지만, 일부 시민들과 야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같은 조치를 비판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다마스쿠스의 청년의사' 정권 탄압 피해 도피중 살해 이날 <CNN> 방송은 시위대에 대한 헌신적 치료로 정권의 현상수배를 받았던 청년 의사가 터키로 피신하려다 살해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10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그의 시신과 여권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의사 이브라힘 오트만(26)은 부상당한 시위대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네트워크 '다마스쿠스의 의사들'을 설립하고 정권의 탄압이 두려워 병원으로 가기를 두려워하는 시위 부상자들을 돌봤다. 오트만은 늘 자신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했으나 이는 결국 그의 목숨을 대가로 요구했다고 <CNN>은 논평했다. 오트만의 친구와 동료들은 SNS '페이스북'에 추모 페이지를 개설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강하고 두려움을 모르던 영혼"이라며 그를 기렸다. 오트만은 지난 7월 방송에 시위대들을 치료하기 위한 비밀 진료 시설을 공개하기도 했다. 방송은 "기본적인 장비가 갖춰진 아주 작은(tiny) 방"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당시 "이는 불법이지만 부상당한 시위대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방송에 말했다. 그는 이같은 진료 행위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시위대들 또한 목숨을 걸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뭐냐는 질문에 "집을 나서면서 엄마에게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라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때때로 집에 돌아와서 엄마를 다시 볼 수 없을 거라고 느끼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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