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개 EU 회원국의 정상들은 유로존의 재정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EU 조약 개정 합의에 실패했다"면서 "23개 회원국들이 상호 협의하는, 강제성이 덜한 정부간 조약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 9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EU조약 개정을 거부한 배경에 대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연합 |
EU 조약 개정에 합의하지 못한 결정적 원인은 영국의 거부권 행사다. EU조약 개정은 회원국 전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체코와 헝가리, 스웨덴은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결사 반대하는 이유로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는 '국익'을 내세웠다.
금융업계에서는 영국의 이런 입장은 미국보다 더 금융산업에 목을 매다는 영국으로서는 EU 전체의 재정 통제 강화가 자국의 금융시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은 자기들만 규제에서 빼달라는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맹비난했다.
현재 EU조약 개정의 대안으로 대두된 정부간 협약 정도의 재정 통제 방안은 실효성에 의문이 들고 있다. <FT>는 "재정 통제 규정이 있다고 한들, 이런 규정이 지켜지는지 감시하고 판단을 내릴 유럽위원회 등 EU 기구들은 EU조약 이외의 협약에 대해 공식적으로 개입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정부간 협약 형태의 재정 통제 규정은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럽발 악재로 국내 금융시장도 흔들
한편 유럽에서 들려오는 악재들로 인해 이날 국내 금융시장도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는 1900선이 깨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5.10원 오른 114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7.64포인트(1.97%) 하락한 1874.75로 마감했다.
이날 악재로는 유로존에서 늘어나는 부실 국채를 사줄 거의 유일한 통로인 유럽중앙은행(ECB)가 국채 매입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 선언하고, 유럽의 은행들이 부실국채 등으로 손실이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 유럽은행감독청(EBA)가 자본부족 규모을 다시 계산해보니 불과 6주만에 더욱 늘어 1150억 유로(약 175조 원)이 넘는다는 소식, 그리고 EU정상회의에서 근본적인 해법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것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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