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역내 71개 주요 은행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다시 해보니 독일의 금융시스템이 예상보다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구제금융이 투입될 상황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 8일(현지시각) 브뤼셀에서 유로존 위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EU정상회의가 개막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만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AP=연합 |
독일 은행권의 자본 부족분은 6주만에 무려 3배가 늘어난 131억 유로에 달해, 유럽 주요 은행들이 내년 6월 말까지 확충해야 할 자본 부족분이 1060억 유로에서 1150억 유로(약 175조원)로 증가한 원인이 됐다.
특히 독일 2위 민영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자본부족분은 6주만에 29억 유로에서 53억 유로로 급증해 국유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코메르츠방크의 주가는 스트레스 테스트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 소문이 돌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11%나 폭락했다.
<FT>는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의 부실 국채 매입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한 발언에 이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또한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1.25%에서 1%라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유로존은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실물경제로 확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한 것도 유로존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EU정상회의 초안, 합의 기대 어려워
한편, EU 정상회의 공식회담에서 발표될 공동 성명서 초안이 나왔지만 합의 여부를 좌우할 독일 등 주요국들이 EU조약 개정 등 주요 방안들에 대해 입장이 크게 달라 굵직한 합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독일과 함께 유로존의 중심국인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3개월 내 강등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다.
<로이터> 통신이 경제 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1명은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 3개월 내로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5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유로존 17개국 중 15개국의 신용 등급 강등을 경고한 것은 프랑스의 등급 강등을 예고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S&P의 신용산출 방법을 적용하면 프랑스는 이미 미국과 영국처럼 AA등급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프랑스는 독일, 네덜란드 등 'AAA' 등급을 받은 유로존 6개국 가운데 한꺼번에 2단계나 강등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때문에 EU 정상회의가 사실상 성과없이 끝났나면 곧바로 '프랑스발 쇼크'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다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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