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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국·러시아가 추락한 美 무인기 한번 보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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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국·러시아가 추락한 美 무인기 한번 보자더라"

무인기 동영상 공개에 미국 최대 우려사항 언급까지

자국 영공을 침범한 미군의 무인정찰기를 획득했다고 주장한 이란이 해당 무인기의 영상을 공개하는 등 미국에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당국이 무인기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는 이란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이란 영자신문 <테헤란타임스>, 반관영 <메르> 통신 등은 8일(현지시간) 이란 군 내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와 중국 관리들이 미군의 무인정찰기를 조사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우려하는 바를 제대로 건드린 것이다. 격추된 무인기는 스텔스와 자동 감시 기능 등 미군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RQ-170' 기종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군사 로봇공학 전문가인 피터 W. 싱어 연구원은 전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스크바와 베이징에서 테헤란으로 가는 비행기는 지난 며칠 간 꽉 찼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었다.

자국의 군사 기술이 다른 나라에 유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 온 미국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 셈이다. 미국은 한국 등 동맹국에도 군사 기술 이전과 관련해서는 민감한 태도를 취해 왔다. 이같은 미국의 불안은 사라진 무인기를 되찾기 위해 이란에 특수부대를 투입하거나 제한적 공습을 하는 '무리수'까지 생각했었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당국의 공식 '격추' 발표 이전 이란이 무인기의 존재에 대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 미국은 특수작전팀을 투입해 무인기의 잔해를 수습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폭파하고, 이마저 안되면 공습을 가해 잔해를 파괴하는 3가지 방안을 검토했다가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영 TV는 8일(현지시간) 공개한 이 영상 속의 항공기가 이란군과 혁명수비대의 전자전 공격에 의해 추락한 미군 무인정찰기 'RQ-170'라고 주장했다. 사진 속 오른쪽 인물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아미 알리 하지자데 항공우주사단장. ⓒ로이터=뉴시스

무인기 영상도 공개

이날 이란 국영 TV는 약 2분 남짓의 동영상을 통해 무인기의 모습을 최초로 공개했다. 모래와 같은 색깔의 이 무인기는 날개 부분에 선전용 플래카드가 걸려 있어 날개와 동체 밑부분은 뚜렷이 볼 수 없지만 대체로 손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항공우주사단장인 아미 알리 하지자데 준장은 이란군과 혁명수비대가 공동으로 작전을 폈으며 전자전 공격을 가해 격추했기 때문에 동체 손상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의 설명에 따르면 미군이 원격 조종하던 무인기에 대해 전자적 방법을 통한 일종의 '해킹' 공격을 펴 지배권을 장악, 안전하게 착륙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과연 이란이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지 의심을 던지기도 했다. 로렌 톰슨 렉싱턴연구소 연구원은 <밀리터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RQ-170은 스텔스기이고 이란 공군은 그것을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란이 RQ-170을 격추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정확히 이와 같은 이유로 '사이버 공격'으로 격추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런 의심이 합당하다 해도 미군 조종사가 왜 무인기의 지배권을 잃었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미 당국자들은 언론에 '추락 이유는 기기 고장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지만 영국 <BBC> 방송은 동체 손상이 극히 적은 점으로 보아 이란의 주장이 더 일리있어 보인다고 평했다.

한편, 이란은 영공 침범에 대해 미국에 공식 항의하고 유엔(UN)에서도 정식으로 문제 삼겠다며 외교 공세를 펴고 있다.

미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이란은 이날 미국 관련 사무의 창구 역할을 하는 리비아 뤼 아고스티 스위스 대사를 소환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란은 서한에서 이번 무인기 사건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도발적이고 비밀스런 행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며 "모든 국제협정을 위반하고 지역과 국제 평화와 안전에 역행하는 불법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같은날 모하마드 카자이 유엔 주재 이란 대사도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란 정부는 미국의 영공 침범을 "적대적"이고 "불법적인 공격적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 정부의 즉각적인 반응과 보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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