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구는 한국 전체 인구의 1/4에 가깝고 이번 시장선거 결과가 내년 대선에서의 민심의 향방을 읽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만약 박원순 후보가 승리한다면 이는 한국의 양당체제에 대한 전례없는 항의 투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신문은 복지야말로 가장 중요한 전장이 될 것이라며 박 후보의 "복지는 사람들에게 시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권리"라는 발언과 나경원 후보의 "복지는 재정 건전성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발언을 대조시켜 소개했다.
또 신문은 박 후보와 나 후보의 대결이 각각 그들을 지원하는 두 명의 '지배적 인물'(dominant personality) 때문에 더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을 '지배적 인물'로 들며 박 의원에 대해서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이며 전 군사 독재자 박정희의 딸"로, 안 원장에 대해서는 "인기가 높은 소프트웨어 기업가로 한국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수출 기반 시스템에 매우 비판적인 인물"로 소개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25일자 관련 기사의 제목을 "여당은 서울 시장 선거에서 '심각한 타격'(serious blow)을 입을 위험이 있다"고 달았다. <블룸버그> 역시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내년 대선 레이스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계측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선거에 진다면 이명박 정부와 집권당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지난 17~21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집권 초기 78%였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32.8%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통신은 박 후보와 안 원장에 대한 지지가 젊은 세대에서 높은 양상을 보인다면서 선거가 평일에 이뤄져 투표율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 "박 후보에게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같은날 '서울 시장 선거에서 반역의 분위기가 엿보인다'(Seoul Mayoral Race Takes Rebellious Tone) 제하의 기사에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1%의 특권층과 나머지 99% 사이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박 후보의 TV 토론 발언을 전하며 "미국에서 시작한 '월스트리트 점령'의 구호를 받아 울리고 있다"고 평했다. 신문은 박 후보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여유 있게 앞서갔지만 최근 몇몇 조사에서는 나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나경원 후보(왼쪽)와 박원순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
"정책 실종된 선거전, 혼탁하기가 '공포영화' 수준"
그러나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선거의 혼탁한 선거전 양상을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서울의 유권자들은 하수도나 교통 문제 같은 실제적 지역 이슈가 아니라 반대적 수사를 쏟아낸 두 명의 후보들 사이에서 새로운 시장을 선택해야만 한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선거에서 계속 되풀이되는 주제는 후보자들의 외모"라며 "언론은 나 후보의 피부관리 및 미용 비용에 집중하고 있고 박 후보의 패션도 관심거리"라고 소개했다.
<LA타임스>는 "서울시장 선거가 진흙탕 싸움, 등 뒤에서 칼 꽂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무시무시한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이번 선거전 양상을 '공포 영화'에 빗대기도 했다.
신문은 "한국은 국회의원들 간의 주먹다짐과 머리끄덩이 잡기, 넥타이 잡아당기기 등이 흔한 치열한 정치의 나라"라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양 진영 간의 '저격'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비열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번 선거전이 '매우 개인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박 후보는 그의 학력과 북한에 대한 태도를, 나 후보는 피부관리 비용과 구 식민지배국이었던 일본에 대해 지나치게 호의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방어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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