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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의 '마술적 사고', 암치료에는 악영향"

<FT> "9개월 수술 미룬 것, 치명적 실수였다고 후회"

스티브 잡스의 사망은 그를 '교주형 CEO'로 불리게 만든 특유의 영적인 신념이 재촉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잡스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뒤늦게 후회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는 25일 전세계 동시 출간되는 유일한 잡스의 공식 전기에 따르면, 잡스는 식이요법 등 대체치료법에 매달려 췌장암 제거 수술을 9개월이나 미룬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던 것 같다고 후회했다"고 전했다.

<FT>는 "천재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 자신의 질병 치료에 대해서는 최악의 결정을 했다는 내용은 이번 전기를 통해 고백한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 '교주형 CEO' 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 천재적인 업적을 많이 남긴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건강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최악의 결정'을 했다고 후회했다. ⓒAP=연합
"내 몸에 칼 대는 것 원치 않는다"며 9개월간 수술 거부

잡스가 치료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췌장암에 걸리긴 했지만, 조기에 발견됐고 비교적 서서히 퍼지는 유형이어서 발견 당시에 즉시 수술을 했으면 완치는 어려울지라도 상당한 수명 연장이 가능했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번 전기를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은 23일 방영될 <CBS>의 '60분(60 Minutes)'에 출연해 " 당시 잡스는 아내와 암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사람, 인텔의 창업자 앤디 그로브 등 지인들의 간곡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내 몸에 칼을 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수술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잡스가 결국 자신의 고집을 꺾었을 때는 너무 늦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료진이 췌장암 세포가 간 등 다른 조직으로 퍼진 상태로 진단하자, 잡스는 수술을 꺼려했던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고 덧붙였다.

잡스는 비록 수술이 늦었지만 일단 정통적인 치료를 받기로 수용한 뒤에는 마치 애플의 신제품을 진두지휘할 때처럼 모든 치료 내용을 세밀히 파악하고, 모든 치료에 대해 최종 결정을 자신이 했다. 차세대 치료법의 핵심이라고 그 자신이 믿었던 '맞춤 치료를 위한 유전자 분석'을 받아들인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FT>는 "잡스도 애플과 자신의 개인적인 삶에서 한 모든 일이 성공적인 결과로 매듭지어지지는 못했다"고 촌평했다.

"대안치료가 잡스의 조기사망 원인으로 보여"

이에 대해 아이작슨은 잡스가 '마술적 사고(Magical thinking)'에 사로잡혀 수술을 거부했다는 점을 안타까워 했다. 어떤 측면에서 '마술적 사고'는 애플의 경영에서 보여준 잡스의 영적인 힘의 원천이기도 했다.

'마술적 사고'란 과학적으로 철처히 따져보면 전혀 관련 없는 두 가지 사실을 관련이 있다고 믿는 심리적 사고를 말한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사람이 살 찌는 음식을 먹은 뒤 "오늘은 착한 일을 했으니, 살이 안 찔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처럼, 어떤 면에서는 당장에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효과를 줄 수는 있어도 나중에는 낭패를 볼 수 있는 비논리적 사고다.

일부 사이비 치료법들은 이런 마술적 사고가 부정적인 현실을 가능성과 희망으로 바꾸는 기적을 만들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17일 하버드의대의 연구원인 램지 앰리는 Q&A사이트인 '쿼라'에 게시한 글에서 "잡스가 정통적인 의학에 의존하기에 앞서 여러 대안치료에 몰두한 것으로 안다"면서 " 자신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은 자유지만 잡스의 대안치료 선택이 조기 사망의 요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개인의 질병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며, 잡스의 치료에 참여하지도 않았지만, 이런 글을 쓰는 것은 각종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드로이드 파괴 위해 핵전쟁 불사할 것"

이번 전기에서 주목되는 또 하나의 고백은 구글에 대한 잡스의 분노가 대단했다는 점이다. 잡스는 구글이 내놓은 스마트폰 운영체체 안드로이드는 애플의 아이디어를 훔친 것으로 간주하고 "안드로이드를 없애기 위해 핵전쟁이라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 자체와 안드로이드가 출시되기 전까지 구글의 CEO였으며, 애플의 이사였던 에릭 슈미트에 대해서는 분노를 표현하는 것을 억제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애플의 본사가 있는 팰러 앨토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을 때 잡스는 "50억 달러를 준다고 해도 법적 소송을 돈 때문에 취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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