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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파업의 어머니'가 그리스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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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파업의 어머니'가 그리스에서 시작됐다

20일 의회 표결…노조 "아테네를 시위대로 메울 것"

국제 금융기관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그리스 정부가 초강경 긴축정책을 밀어붙이자 그리스 노동계는 이에 반발해 총파업으로 응수했다.

500만 그리스 노동자들 중 절반을 대표하는 노조들이 참여하는 총파업은 19일(현지시간)을 기해 시작된다. 그리스는 이미 공무원 등 공공부문 노조가 파업을 벌이고 항만, 은행, 병원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동참하면서 나라 전체가 멈춘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파업은 그리스 일간지 <타 네아>와 영국 <가디언> 등 국내외 언론이 '모든 파업의 어머니'로 칭할 만큼 큰 규모다. 특히 재정긴축안이 통과되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공무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심지어 18일에는 현직 경찰청장이 사표를 제출했고 재무부 정보시스템국장도 '일신상 이유'로 사임했다.

공무원노조는 10여 개의 정부 청사 건물을 점거하고 있다. 아테네시(市) 지방 공무원들도 쓰레기 매립지를 폐쇄하고 지난 주부터 파업을 벌이면서 거리 곳곳에는 쓰레기가 수북이 쌓였다. 시 당국은 사설 용역 업체를 고용해 쓰레기를 치우는 한편 거리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 살균제를 뿌려야 했다.

항만노조도 지난 17일부터 48시간 예정의 파업에 들어서면서 여객선과 물류 운항이 멈춰섰다. 3주간의 파업을 선언한 철도를 포함해 항공관제, 택시 등 교통분야도 동참했다. 학교, 우체국, 은행, 세관, 변호사 노조도 이미 일부는 파업을 시작했으며 19일부터 전면 파업으로 강도를 높인다.

병원도 최소한의 비상 근무 인력만 남겨둔 채 파업에 동참했으며, 언론노조도 17일 파업을 선언해 재정긴축안이 표결에 부쳐지는 20일까지 일체의 뉴스가 생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규모 파업, 이유는?

이들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파업을 벌인 이유는 그리스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긴축안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으로부터 총 109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계속 받기 위해 긴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게오르기우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11월 초 구제금융 6회분 80억 유로를 받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하다며 절박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로존의 구제금융 지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의 실사를 거쳐 이뤄진다. 트로이카는 그리스에 대해 '적자 감축을 위한 노력에 중요한 진전이 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적자 감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맴으로써 고통받는 것은 공무원과 노동자들이라는 이유로 이같은 대규모 파업이 벌어진 것이다.

오는 20일 의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긴축안은 IMF 등 국제 금융기관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긴축안은 세금 인상과 연금 및 임금 삭감, 3만 명의 공무원 감축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IMF 등은 '그리스를 더 경쟁력있게 만들기 위해서'라며 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 박탈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최저임금제마저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의회 300명의 의원들 중 여당이 154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긴축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야당과 공무원, 국민들의 거센 반발이다. 여당 국회의원마저 2명마저 이번 긴축안이 '반(反)노동적'이라며 반대 투표를 공언하는 등 여당 내부에서도 반발 기류가 있다. 여당 국회의원 1명은 항의의 뜻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그리스에서 17일(현지시간) 벌어진 재정긴축정책 반대 시위. 영국 <로이터> 통신은 시위 참가자들 중 그리스 국기를 들고 있는 남성(사진 가운데)은 현직 경찰관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뉴시스

정부 vs 노조 초강수 맞불…20일 앞두고 긴장 고조

그리스 노조들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 물결로 아테네를 메우겠다고 선언했다고 18일 <가디언>이 전했다. 공공부문 노조 지도자인 일리아스 일리오풀로스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테네 전역이 시위대로 뒤덮일 것"이라며 "오직 빈곤과 절망만을 가져온 (긴축)정책에 대해 그리스 국민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파업에 대해 강경한 자세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날 관보를 통해 관보를 통해 파업 중인 공무원들에게 수 시간 내 업무 복귀를 명령했다. 그리스 내무부는 총리의 '긴급동원령'에 응하지 않는 공무원들은 체포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가디언>에 따르면 최대 규모로 예고된 시위에 대비해 폭동 진압 경찰 5000명이 전국 각지에서 수도로 집결하고 있으며 각 정부기관 청사는 폐쇄될 예정이다. 주요 외신들은 20일이 그리스 사태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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