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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낮춰달라"…한국은 물대포, 칠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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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낮춰달라"…한국은 물대포, 칠레는?

칠레 정부, 교육예산 7.2% 인상 발표

지난 4개월 간 칠레를 뒤흔든 대학생들의 대규모 시위 끝에 칠레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교육 예산을 편성했다. 공교롭게도 한국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시위에 경찰이 물대포를 동원한 진압을 펼친 것과 같은 날이다.

칠레 정부는 7.2%의 교육 예산 인상을 포함해 전체 세출을 5% 늘리는 내년도 예산안을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116억5000만 달러를 내년도 교육 예산으로 책정했고 별도로 40억 달러 규모의 장학기금을 조성할 것이라면서, 칠레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교육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이 국민의 교육비용 부담을 줄이고 빈곤을 경감하며 범죄와 싸우는데 주안점을 둔 것이라면서 "특히 중산층 및 취약 계층의 요구와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600억 달러 규모의 2012년도 예산안은 11월 말까지 칠레 의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칠레에서는 지난 5월부터 대학생들과 교사, 노동계 등 25만 명이 무상교육 확대 등 교육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왔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도 거의 매주 일어났다. 피녜라 대통령의 텔레비전 연설이 있었던 29일에도 8만여 명이 참가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일부에서는 투석전이 벌어졌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때문에 정부의 이번 예산안 발표가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적어도 피녜라의 연설 직전까지는 시위가 누그러질 기미는 없었다. 정부의 예산안 발표 직전 펠리페 불네스 칠레 교육장관 역시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정부와 시위 지도자들 간의 첫날 면담 결과를 보고했지만 합의 전망은 어두웠다.

불네스 장관은 교육 시스템 개혁 등을 논의한 이 면담에 대해 "복잡한 모임"이었다며 "정부는 학생들에게 다른 대안을 제시했지만 미래의 논의를 건설하는 방법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웠다"고 부정적인 인상을 비쳤다. 칠레 정부는 우선 수업에 복귀하는 것이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시위를 이끄는 칠레학생연합(Confech)도 지난 28일 정부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면서도 수업 복귀는 거부하는 등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시위 지도자 카밀라 발레조는 '시위대는 정부가 제시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면서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펠리페 불네스 칠례 교육장관(왼쪽 두 번째)이 29일(현지시간) 대학생과 교사 등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 지도자들과의 면담장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스코틀랜드 학생들도 등록금 시위…"무상등록금 유지하라"

한편 영국에서도 대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제기하며 시위를 벌였다. <헤럴드 스코틀랜드> 등 현지 언론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 지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 40명은 글래스고시(市)에 위치한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 앞에서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이는 28일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이 스코틀랜드 외의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타지역 출신 학생들에게 1년간 9000파운드(약 1650만 원), 4년간 최고 2만7000파운드(약 4950만 원)의 등록금을 징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대학 측은 등록금 징수가 2012~13학년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등록금 도입과 계속되는 (장학금 등 혜택의) 삭감은 스코틀랜드가 자랑해 온 무상교육 이념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자치 원칙에 따라 각 주마다 다른 교육제도를 채택할 수 있는 영국에서 스코틀랜드는 무상 등록금 정책을 유지해왔다.

시위대 대변인은 또 "우리는 교육예산 삭감과 더 폭넓은 정부의 긴축정책에 대항해 싸울 것"이라며 "(타 지역 출신) 대학생에 대한 등록금 부과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 투쟁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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