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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팅라이크베컴' 평양 상영 가능했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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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팅라이크베컴' 평양 상영 가능했던 비결은?

평양 주재 영국 대사가 밝힌 '작은 규모' 대북 사업의 효과

최근 임기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피터 휴즈 전 주(駐)북한 영국 대사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방면에 걸친 영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의 입장에서 '타산지석'으로 받아들여야할 부분도 결코 없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휴즈 전 대사는 북한 학생들에 대한 영어교습 프로그램, 북한 공무원 10명을 영국으로 초청해 진행하는 영어 연수, 영국 의회와 북한 최고인민회의 간의 교류, 여자축구 등 스포츠 교류와 이에 연계된 영국 영화 <슈팅라이크베컴>의 북한 TV 상영 등 다양한 대북사업을 전개해 왔다고 소개했다.

휴즈 전 대사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는 북한 전역 모든 계층의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그들에게 영국의 삶의 방식과 가치를 소개하고 많은 북한인들이 서양 사회 실상에 눈뜨게 함으로써 외부 세계가 위협이 아닌 기회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휴즈는 주북 영국 대사관이 유치원의 영양실태, 식수 및 위생,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 '작은 규모의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의 움직임은 극히 제한돼 있었지만 (…) 작은 규모의 지원 사업을 위해 좀 더 자유롭게 여행하며 지방 공무원들과 접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인도적 지원이 더 폭넓은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피터 휴즈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북한의 변화상 등에 대해 소개했다. ⓒ연합뉴스

"평양 자동차 늘고 여성들 옷차림 화려해져"

휴즈는 자신이 지켜본 북한의 최근 모습에 대해 경제 상황은 여전히 매우 좋지 않다면서도 "작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들이 특히 평양에서 목격됐다"고 말했다. 그는 "도로에 차들이 많아졌다"며 "주로 중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이라고 말해 최근 북중 경협이 북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또 그는 "(2009년 11월 화폐개혁 실패 이후) 시장 규모가 커지고 상품도 다양해졌다"며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확대되면서 사람들이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잘 먹을 수 있게 됐다. 특히 경화가 통용되는 곳에서는 외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동통신망의 확장"이라며 "가입자는 이제 60만 명을 돌파해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사람의 모습이 평양에서는 흔한 풍경이 됐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에는 시민사회가 없고 국가의 통제가 엄격하다며 '아랍의 봄' 사태처럼 불만이 대규모로 터져나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다.

평양의 '10만호 주택 건설'을 위해 주요 대학이 휴교되고 대학생들이 건설 현장에 동원됐다는 보도도 확인됐다. 그는 "평양 대학생들이 건설 현장에 동원됐다"면서 "하지만 학교 운영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교수와 교직원은 (학교) 업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이 반정부 시위 차단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학생들이 노동에 동원된 사례는 매우 많았다. 농장 수확을 위해 동원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1980~90년대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평양의 모든 학생들이 동원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박남기·류경 처형설도 확인못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나 3남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 등 북한의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한 증언도 있었다. 그는 "김정은이 북한 공안기관의 최고책임자가 되고, 주민들의 탈북을 막고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 국경지대의 경계를 강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김정은이 후계자라고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청년대장'(young general)으로 불릴 뿐 지도자나 후계자라는 명칭은 들은 바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그는 "중국과 러시아 대사의 말에 따르면 건강상태는 정상이지만 몸의 왼쪽 부분이 불편해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고 전하며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는 (외국) 사람은 중국·러시아 대사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는 한국 언론에 보도된 북한 소식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면서, 박남기 전 조선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화폐개혁 '실패' 때문에 총살됐다는 보도에 대해 "총살됐다는 증거는 없다. 공개처형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평양의 공개석상에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사살됐을 수도, 다른 지방으로 추방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의 처형설과 교통사고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진 고위 당국자들의 사망이 김정은으로의 세대교체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서도 그는 "그런 소문을 들었지만 (북한 관리들 사이에) 우려하거나 두려워하는 분위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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