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영 TV가 지난 26일 영국 영화 '벤드 잇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을 전국에 방영했다고 <BBC>가 30일 보도했다.
마틴 유든 주한 영국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영화 방영이 영국 대사관에 의해 추진됐다면서 "서방에서 만든 영화가 북한 TV에 방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든 대사는 서울 주재 대사이고, 평양 주재 영국 대사는 여성인 카렌 울스턴홈이다.
<BBC>에 따르면, 북한 TV는 영화 도중 '영국과의 수교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방영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자막을 띄었다. 북한이 특정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상대국의 영화를 방영한 것도 이번이 최초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BBC> 기자 출신인 여성 감독 거린다 차다가 연출하고 영국의 유명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가 출연한 이 작품의 러닝 타임은 112분이지만 북한에서는 일부 편집된 채 104분간 방영됐다.
2002년 제작돼 한국에서는 '슈팅 라이크 베컴'이란 제목으로 개봉된 이 영화는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을 흠모하며 축구 선수가 되기를 꿈꾸는 인도계 영국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BBC>는 이 영화가 북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것이지만 인종간 갈등, 동성애, 종교 등 북한에서 터부시되는 이슈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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