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시작된 소요 사태가 사흘째인 8일(현지시간) 인근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런던 시내 곳곳에서 차량 방화와 상가 약탈이 자행되고 있지만 경찰이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해 무법천지 상황이 사흘째 빚어지고 있다. 영국 두 번째 대도시인 버밍엄과 항구도시 리버풀, 브리스틀 등으로도 번지면서 폭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번 폭력 사태는 4명의 자녀를 둔 마크 더건(29.남)이 지난 4일 토트넘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단이 됐다. 정확한 사건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더건이 탄 택시를 세웠고 4발 이상의 총탄이 발사됐다. 더건은 현장에서 숨졌고 경찰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더건이 쏜 총탄이 경찰 무전기에 박힌 채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더건은 총을 쏘지 않았고 경찰의 무전기에서 나온 총알은 경찰 지급품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도 커지고 있다. 토트넘 주민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더건이 희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위가 최초로 발생한 토트넘과 해크니, 브릭스톤 등은 낙후된 지역으로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곳이다. 우범지대인데다 인종간 대립과 경찰에 대한 반감이 커 언제든지 폭력 사태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꼽혀왔다. 토트넘에서는 지난 1985년 10월에도 한 흑인 여성이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심장마비로 숨져 대규모 폭동이 일어난 바 있다.
현지 주민들 "도와달라는 절규"
<로이터> 통신은 토트넘 지역의 높은 실업률과 공공 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출 감축에 대한 분노, 소수 민족 주민들을 공정하지 않게 대하는 경찰에 대한 적대감 등으로 폭동이 커졌다면서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40대 실직자 스캇 알렌은 "정부 지출 감축 때문에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농촌 지역과 런던 빈민촌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희생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와 비슷한 폭력 사태가 더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폭동은 특히 런던 경찰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 경찰력을 더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앨런은 토트넘 같은 가난한 지역은 올림픽을 위해 퍼붓는 돈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앨런은 또 출범 15개월이 지난 현 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려고 정부 지출을 대폭 감축하면서 가장 영향을 받은 곳이 토트넘이라며, 공공 부문 고용이 줄어들면서 실업률이 치솟고 청년을 위한 공공 서비스는 위축됐다고 말했다.
제이슨이란 이름의 26세 흑인 청년은 이번 폭동이 지난 1년간 정부의 긴축 정책에 항의하면서 일어났던 정치적 시위의 연장선에 이는 것이라면서 "도와달라는 절규"라고 말했다.
학교 졸업 후 직장을 가져보지 못했다는 그는 "일자리도 없고, 비전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그들은 왜 범죄가 일어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는 게토이자 슬럼이고 경찰들은 우리를 돌보지 않는다"며 "경찰이 나를 우리 집 앞에서 아무 이유 없이 검문한 적이 있고, 그런 부당한 처사는 너무나 많다"고 한탄했다.
아이 둘을 둔 28세 여성 다이애나는 특히 경찰이 오랜 기간 동안 소수민족들을 불공정하게 대해왔기 때문에 그들의 분노가 쌓여왔다며 "노동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무수히 날아가고 있고, 소수 민족들은 더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해크니 폭동 현장의 한 청년은 통신에 "몇 년 동안 쌓여왔던 것이다. 그저 불씨만 있으면 됐다"며 "우리는 일자리도 없고 돈도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공짜로 물건을 얻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안 되나"라고 말했다.
해크니 주민 앤서니 번스(39)는 "이 아이들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으며 (정부지출) 삭감은 사태를 악화시켰다. 이 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세대이며 그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사망한 더건의 약혼녀 시몬 윌슨은 "폭동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 폭동은 이제 (더건 피살) 사건과 더 이상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