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주권론'을 주장한 바 있는 인물이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신임 원장이 됐다. 선임 과정에서 사전 내정설, 부적절 인사 등의 비판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5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새 통일연구원장으로 김태우(61) 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을 선임했다.
김태우 신임 원장은 지난 6월 국방연구원에서 정년퇴임한 보수적인 안보 전문가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국방분야 상임 자문위원을 지냈고,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전력도 있다.
천정배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김 원장은 자신이 몸담았던 국방연구원의 원장에 도전했다가 국방부의 반발로 낙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김태우 전 위원은 통일연구원 원장 공모에 신청했다.
그 과정에서 사전 내정설이 흘러 나왔다.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핵주권론'을 편 사람을 국책연구기관장으로 임명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왔다. 천정배 의원은 지난달 성명에서 "김태우 씨는 최근 한 강연에서 1991년 한반도비핵화선언을 '노태우 정권의 바보짓'이라고 비판했던 인물이며 공공연하게 전술핵의 재반입을 주장할 정도로 강경한 매파"라고 말했다.
아울러 핵·안보 전문가를 통일연구원장에 앉히는 것도 문제라는 목소리가 연구원 내부에서 나왔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프레시안>에 "국방연구원장에 떨어진 사람을 통일연구원장으로 보내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우릴 어떻게 보는 것이냐'는 불만도 있다"고 전했다.
천정배 의원은 "통일 정책과 무관한 인사를 통일연구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통일연구원을 반통일연구원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반통일적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신임 원장의 임기는 8일부터 2014년 8월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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