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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도 떨어질 데를 보고 내려보내야지…"

'핵주권론자' 통일연구원장 사전 내정설 논란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신임 원장 공모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회 출신 인물이 사전 내정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그가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핵주권론자'라는 점에서 부적절 인사라는 지적도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김태우 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지난달 국방연구원에서 정년퇴임한 그는 보수층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핵·안보 전문가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전력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국방분야 상임 자문위원을 지냈고, 그 후에도 대통령에게 정책 자문을 종종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김 전 위원은 최근 자신이 몸담았던 국방연구원의 원장에 도전했다가 국방부의 반발로 낙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김태우 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그 후 김태우 전 위원은 통일연구원 원장 공모에 신청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이사회는 지난 13일 원장추천위원회를 열어 김 전 위원을 비롯한 3명을 후보로 압축했다. 그러나 3배수 압축은 요식행위일 뿐 김 전 위원이 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얘기가 이미 나돌고 있다. 8월 7일 서재진 현 원장의 임기 만료에 앞서 조만간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김 전 위원이 강경한 핵주권론자라는 점이다. 천정배 의원은 지난 6일 성명에서 "김태우 위원은 최근 한 강연에서 1991년 한반도비핵화선언을 '노태우 정권의 바보짓'이라고 비판했던 인물이며 공공연하게 전술핵의 재반입을 주장할 정도로 강경한 매파"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의 지론은 '전술핵의 한국 내 재반입은 없다'는 이명박 정부의 공식 입장과 정면 충돌한다.

아울러 핵 전문가를 통일연구원장에 앉히는 것도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김태우 같은 핵·안보 전문가가 국방연구원장이 되는 건 몰라도 통일 및 북한을 연구하는 곳의 책임자가 된다는 건 통일연구원의 정체성과 안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방연구원장에 떨어진 사람을 통일연구원장으로 보내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우릴 어떻게 보는 것이냐'는 불만도 있다"고 전했다.

천정배 의원은 "낙하산도 떨어질 곳을 보며 내려보내야 하는 것"이라며 "통일 정책과 무관한 인사를 통일연구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통일연구원을 반통일연구원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내정 자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탈북자 출신으로 이번 공모에 지원해 화제가 됐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연합뉴스>에 "청와대가 일찍부터 김 위원을 내정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서재진 현 원장도 이 통신에 "연구원장을 뽑는 행정시스템이 짜인 틀에서 하게 돼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구원 관계자도 "각본대로 가는 것"이라며 "추천위원회의 차관급 당연직 이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정배 의원은 "김태우 같은 인물이 통일연구원장 하마평에 오르는 것 자체가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반통일적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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