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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군, 탱크 앞세워 반정부시위 중심도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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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군, 탱크 앞세워 반정부시위 중심도시 공격

"바리케이드 넘어 4방향에서 포격…45명 사망"

시리아 정부군이 31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 하마를 습격해 백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이날 시리아 전역에서 130명 이상이 숨졌다. 탱크를 앞세운 시리아군은 이날 새벽 하마로 진격해 포격을 퍼부었으며 거리에는 사상자들이 넘쳐났다. 영국 <BBC> 방송은 인권단체의 말을 인용해 하마에서 최소 10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하마 현지 병원의 의사는 정부군이 총 4방향에서 공격을 가했다면서 군대가 주민들이 설치한 바리케이트를 넘어 중화기를 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통신은 이 의사와의 전화 인터뷰 중에도 기관총 소리가 들려왔다고 전했다.

또다른 목격자도 통신에 정부군이 기관총을 난사했다고 <AP> 통신에 증언했다. 하마 주민들은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화염병과 돌을 던져 응수했지만 곧 탱크에 밀려 도시 내부로 쫓겨들어갔다. 이날 벌어진 시가전에서 정부군은 5대의 탱크를 버려둔 채 물러났으며 시위대는 3곳의 경찰서를 습격해 불태우기도 했다.

이름을 '아흐메드'라고만 밝힌 한 목격자는 <A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군의 공격으로 자신이 목격한 것만 12명이 숨졌다면서 이들은 대부분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았다고 전했다. 병원은 부상자와 헌혈하려는 시민들로 넘쳐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아흐메드는 "이는 대량학살"이라며 "정부군은 라마단(이슬람 단식월) 이전에 하마를 함락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반정부 활동가들은 1일부터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을 기해 투쟁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한바 있다.

라마단 기간 중 낮 동안에는 단식을 하고 해가 지면 기도를 드리기 위해 이슬람 사원에 모이는 것이 이슬람교의 풍습이다. 이 때문에 예배당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시리아 정부는 우려해 왔다. 실제로 정부군은 라마단을 앞두고 대규모의 시위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번에 대규모 참극이 빚어진 하마는 수도 다마스쿠스로부터 북쪽으로 210km 가량 떨어져 있으며, 지난달 보안군의 총격으로 65명이 숨진 사태 이후 주민들이 봉기하면서 시위대가 도시를 장악했다. 이후 정부군은 도시를 포위했으며 이날 공격을 앞두고는 전기와 수도 공급마저 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식통은 지난 3달 동안 하마에서만 250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하마는 반(反) 아사드 정권 정서가 강한 도시로, 지난 1982년 현 시리아 대통령의 아버지 아페즈 알아사드가 대통령직에 있을 때에도 무슬림형제단이 봉기를 일으켜 시리아군에 의해 봉쇄됐으며 당시 시리아 공군은 이 도시에 폭격을 가하기도 했다.

▲ 지난 29일(현지시간) 하마 중심부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 모습. 대형 시리아 국기가 눈길을 끈다. ⓒ로이터=뉴시스

시리아 전역에서 피바람

한편 이날 하마 이외에도 시리아 전역에서 빚어진 정부 보안군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충돌에서도 30명 이상이 숨졌다. 역시 초창기부터 활발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던 시리아 남부의 데라 지역에서는 데어알주르에서 6명, 하라크에서 3명 등 9명의 시위대가 보안군에 사살됐고 동부에서도 1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데어알주르에서는 전날에도 보안군에 돌을 던진 시위대 3명이 사살된 바 있다.

주말을 앞둔 29일에도 시리아 전역에서 20명이 죽고 35명이 부상당하는 등 정국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활동가들은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1500명의 시위대와 350명의 보안군이 숨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정부 당국에 체포된 사람들은 1만2600명에 이르며 3000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정부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시위의 배후에 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현지 소식통들은 시위는 대부분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고 정부군에 의해 고립된 지역 등 예외적인 몇몇 경우에만 스스로 무장을 갖추고 정부군에 맞서고 있다고 전화 등을 통해 외신에 전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는 외신기자들의 출입이 원천봉쇄돼 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3월 이후 바사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튀니지·이집트 시민혁명 등 이른바 '아랍의 봄'의 영향을 받은 시위대는 민주화를 요구했지만 정권은 강경 대응했고 국제사회는 이를 비판해 왔다. 아사드 일가는 현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가 1970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래 41년간 권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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