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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3번째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 …'최후의 경기부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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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3번째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 …'최후의 경기부양책'?

[분석] 투자자 혼비백산, 미 국채로 몰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전략비축유(비상시 방출 원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IEA는 "향후 30일간 하루 200만 배럴씩 모두 6000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한 뒤 30일 후에 상황을 재평가하겠다"고 밝혔다. IEA의 이번 결정은 1974년 중동산유국의 석유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EC)에 대응해 창설된 IEA 37년 역사상 세 번째(91년 걸프전과, 2005년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에 이은)이며,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20년만의 최대 규모다.

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은 미국 등 IEA 주요 회원국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해 지난 8일 OPEC의 증산 결정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좌절되면서 이뤄진 것이다. OPEC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반미 회원국들의 강한 반대로 증산 결정 합의에 실패했다.

▲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시기에 미국의 주도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대대적인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하자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대선과의 관계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AP=연합

최근 2주간 국제유가 하락했는데, 왜?

표면적인 이유는 IEA가 밝혔듯 리비아의 원유생산 차질이다. 리비아 원유는 유럽에서 주로 쓰는 고급유다.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선물은 이날 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소식이 전해지자 장중 7.43%까지 폭락한 뒤 6.09% 하락한 107.26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장중 한때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4.6% 하락하며 배럴당 91.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는 IEA의 결정 이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원유 공급 문제가 진짜 요인이 아니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2주 동안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6%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12% 가량 떨어졌다.

이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IEA의 결정이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의 부정적인 경기전망 발표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위기에 대한 금리와 재정 등 다른 정책 수단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결국 유가 하락을 경기부양책으로 동원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올해와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금융부문의 취약성과 주택시장의 침체 등 미국 경기둔화의 일부 요인은 예상보다 심각하고, 내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서 기대했던 제3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FT>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 디플레 시사"

유럽 역시 그리스의 재정위기 등으로 동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도 대진과 후쿠시마 사태로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IEA의 주요 회원국들이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으로 유가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6000만 배럴 중 미국은 절반인 3000만 배럴을 떠안고, 일본과 독일, 프랑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이 나머지 대부분을 분담하기로 했다. 그중에서 세계 4위의 원유수입국인 한국도 346만 배럴을 부담하기로 했다.

미국은 현재 7억2700만배럴이라는 사상 최고 수준의 전략비축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가하락을 막기 위한 OPEC의 대응조치가 있다고 해도 IEA의 조절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IEA의 이번 결정이 그만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8bp 하락한 2.91%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미 국채 수익률 하락 현상은 디플레이션 조짐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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