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김현욱 신임 수석부의장이 연일 여론에 회자되고 있다.
김현욱 부의장은 21일 오후 열린 '민주평통 제15기 부의장·협의회장 합동워크숍' 인사말에서 "우리 민족에게 남겨진 마지막 소명이 하나 있다. 21세기를 지배하는 가치인 '자유'와 '민주'를 북한에 불어넣는 것이며, 한반도를 자유민주주의로 통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또 "자유민주통일은 이 시대의 우리 민족이 추구해야 할 시대정신"이라며 "북한의 민주화와 북한 인권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22일 민주평통이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에 대해 "빠른 속도로 체제위기, 리더십 위기로 가고 있다. 3대 세습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정부는 이에 대비해 적극적인 통일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와 민주를 추구하는 인류의 열망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라면서 "이 가치에 맞서는 어떤 세력도 지구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날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은 도둑처럼' 발언에 화답하듯 "통일은 산사태처럼 갑자기 찾아온다"고 운을 맞췄다. 이어 그는 "우리에게는 갑자기 찾아오는 통일 기회를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편하게 선택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적잖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반도를 자유민주주의로 통일하는 것'은 명백히 흡수통일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1년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또 '북한이 빠른 속도로 위기로 가고 있다'는 언급 또한 '붕괴론'에 기반한 인식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부총리급 이상에 해당하는 고위 인사인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발언 내용으로 적절하냐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의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임명 자체도 논란에 부딪힌 바 있다. 그는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운영위원장, 가톨릭뉴라이트 상임의장을 지낸 강경 보수성향의 인물이다. 그가 발기인을 맡은 보수단체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는 "80년 광주 학살은 북한 특수부대 소행"이라며 광주민주화운동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반대 청원운동을 편 바 있다.
실제로 민주당 광주시당은 지난 9일 "김현욱 전 의원은 (…) 최근까지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반대 청원운동을 전개한 장본인"이라며 그의 수석부의장 임명 철회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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