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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밀전문 "김성환, 2009년부터 '포스트 김정일 체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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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밀전문 "김성환, 2009년부터 '포스트 김정일 체제' 논의"

[단독] "김정일 사후 북한, '잠시 동안' 버틸 것"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2009년 당시 미국 측과 '김정일 사망 이후'의 대응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보공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2009년 7월 24일자 외교전문(電文)에 따르면, 김성환 당시 수석은 그달 20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사후 북한 체제는 '잠시 동안'(for sometime)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은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2급 비밀로 분류했다.

김 수석은 김정일 사후에도 북한 지도부가 단합해 일종의 집단지도체제를 세운다면 잠깐 동안 버틸 수 있겠지만, 북한은 과거 집단지도체제를 했던 경험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일 사후 북한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면서 김정은이 '적절한 나이가 될 때까지' 누군가가 '섭정'(regent)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또 "북한 정권이 완전히 붕괴될 경우 북한 영토는 대한민국의 일부이며, 한국의 유일한 목표는 통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당시 북한이 경제 제재로 인해 처음으로 압박감을 느끼고 있고 제재의 영향력을 깨닫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개성공단 관련 남북 대화에서 북한은 단지 돈 얘기만 하고 싶어했다면서 "북측은 한국 정부에 '언제 돈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는지 알려달라'고 말했다"며 비난했다. 아울러 북한이 풍계리 지하 핵시설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미국 측에 전하기도 했다.

캠벨 차관보와의 30분 간 면담에서 그는 지난 5주 간 북방한계선(NLL) 및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이 상대적으로 얌전한 태도를 보였다며 북한의 핵실험과 도발 행위에 대해 중국이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뉴시스

한국 외교정책은 美가 원하는 대로?

한편 이 자리에서 캠벨 차관보는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김 수석에게 한일 양자 간의 관계에 대해 재평가할 것을 요청했다. 김 수석은 현 정부 들어 한국과 일본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독도와 같은 역사적 문제는 '복잡한 이슈'라고 답했다.

또 캠벨 차관보는 김 수석에게 새로 들어설 일본 정부(2009년 10월 출범 예정)와 최대한 빨리 접촉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 18개월 후인 올해 1월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상 간의 회담에서는 양국 사이에 최초로 군사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2007년 11월 6일 작성된 또다른 3급 비밀 전문에서는 박인국 당시 외교부 다자외교실 실장이 미국 당국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해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동 대응에 참여할지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미국의 입장을 묻기도 했다.

전문에 따르면 박 실장은 스페인이 한국, 포르투갈, 일본을 유럽연합(EU)의 해적 피해 방지 국제공조에 초청했다면서 한국은 이 제안에 긍정적이지만 가장 먼저 미국과 협의하기를 바라며 미국 정부의 의견을 듣기 원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또한 한국이 미국 정부가 지지하는 어떤 해적 방지 대책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선박 골든노리호의 한국인 선원을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이 생포될 경우 한국의 사법권을 적용할 것이며 한국 법정에 세울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당국자는 한국은 미국과 이 문제에 대해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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