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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택 "김정일 2015년 못 넘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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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택 "김정일 2015년 못 넘길 것"

캠벨 美차관보에게 "북한이 대화 요청해 오는 것은 시간문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 전문(電文) 중 2009년 7월 24일자로 된 한 문건은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2015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문은 비밀(confidentail)로 분류돼 있었으며 비밀 등급을 매긴 사람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다.

이 전문은 "(2009년) 7월 20일의 만남에서 현 장관은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에게 김 위원장의 건강과 권력승계 문제에 대한 우려(concern)를 전했으며 현재 북한의 상황과 주요 인물들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현 장관은 "현재는 김 위원장이 체제를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지만 2015년 이후까지 수명을 유지하지는 못할 것"이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장관은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발언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왕 부장은 현 장관에게 자신이 2009년 1월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가 뇌졸중을 앓아 수술을 받았다면 있어야 할 상처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왕 부장은 김 위원장이 같은해 7월 8일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사망 15주기 행사에 참석했을 때도 곧 죽을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고 김 위원장은 이 행사가 진행되는 3시간 내내 자리를 지켰고 행사 후에도 20분 가량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왕 부장은 전했다.

현인택, "북한, 대화 재개 요청은 시간문제"

권력 세습 문제와 관련해 현 장관은 현재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 과정은 "성급한" 것이라고 보고 이 과정에서 또다른 "불장난"(fireworks)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견했다. 현 장관은 북한이 저지를 "불장난"으로 3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도발 시점에 대해 현 장관은 북한의 경제 재건 운동인 '150일 전투'가 끝나는 10월 중순 이후를 꼽았다.

북한은 그 이후 대화로 돌아설 것이며 그 이유는 북한이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고 외국 지원과 취약한 경제적 기반, 흉년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전문은 분석했다. 현재 북한의 상황은 1996~97년의 위기보다 심각하며 이는 권력 승계 과정에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증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 장관은 북한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핵 관련 기술이나 심지어 플루토늄을 외국에 팔아넘길 수도 있다고 보았다.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해 현 장관은 현재 북한은 남한 사기업들에게까지 식량 원조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2008년부터 2009년 7월 당시까지 남한 정부는 북한에 비료도 식량도 보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캠벨 차관보에게 확인해 (confirm) 줬다. 미국 역시 식량지원을 거부함으로써 북한은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식량 상황은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현 장관은 내다봤다. 북한은 7월 초부터 폭우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해 올해 추수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 장관은 북한이 대화로 복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유일한 의문은 '그게 언제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부족, 외환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기에 잠시 동안은 버틸 수 있을 것이나 오래가진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현 장관은 북한이 "아무것도 생산하고 있지 않다"는 점과 "의미 있는 교역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 장관은 6자회담 당사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은 어떻게 북한을 대화로 유도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 압력을 가하며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가운데) ⓒ뉴시스

주목할 인물로 '주규창' 언급하기도…김영춘은 '가는 귀 먹었다?'

현 장관은 2009년 7월 현재 북한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로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을 꼽으며 그가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현 장관은 장 부장이 군사적인 문제까지 아우르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현 장관은 김영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을 군사분야의 '핵심 정책결정자'로 꼽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책임지고 있는 인물로 주규창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겸 국방위 위원을 거론했다. 주 부부장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원문에는 'Joo koo-chan'으로 표기돼 있었다.

현 장관은 또한 지난 6일 사망한 조명록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고령 때문에 별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보았다. 김영춘, 오극렬 부위원장 역시 고령이지만 활동적인 행보를 보인다고 평가했으나 김 부위원장은 고령으로 인해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는 정보도 언급됐다. 현 장관은 또한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을 "매우 영향력 있다"고 꼽았으나 "여전히 김 위원장이 군사를 포함한 모든 것을 틀어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장관은 북한은 이념적·군사적·경제적으로 '강한 국가'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며 '2012년 강성대국' 노선을 언급했다. 현 장관은 이 세 가지 요소 중 이념적인 면은 김일성 전 주석의 주체사상을 통해 강화됐고 핵개발은 이념적인 면과 군사적인 면의 두 가지를 보장해 준다고 보았다. 또한 현 장관은 김계관 외무성 1부상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실패"한 후 북한 외무성의 영향력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개성공단은 "북한의 현금 창구"…"북한 붕괴시 신속히 행동해야"

이 전문은 개성공단은 북한의 '현금 창구'로 남았다고 보았으나 또한 남북 협력의 통로이기도 하며 남북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주는 요소이기도 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 장관은 개성공단을 한국 자본주의를 북한에 소개하는 창구로 평가하며 공단에서 일하는 4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은 한국인 관리자들을 통해 남한의 생활을 엿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 장관은 북한 노동자들의 외모와 사고방식의 변화는 눈에 띌 만 한 것이라고 말하며 이들이 가족들과 15만 개성 시민들에게 남한의 삶의 방식을 전파할 수 있다고 보았다.

현 장관은 개성공단은 남한에서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북한이 남한을 "분열시키는" 데 개성공단을 이용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현재로서는 정부를 포함한 대부분의 남한 국민은 개성공단 프로젝트의 실패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현 장관은 북한 붕괴시 한미 양국 정부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 신속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충고하며 이 점에 대해 남한 정부 내에서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또한 미국 정부는 남한의 "완전한 협력"(full cooperation)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통일은 한국의 국가 목표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김정일 위원장 사후 북한은 큰 변화를 겪을 것이며 남한, 미국, 국제사회에 경제 원조를 요청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 장관은 또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통일 한국은 비핵화된 나라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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