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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대통령 '사실상 망명'…3번째 '아랍의 봄'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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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대통령 '사실상 망명'…3번째 '아랍의 봄' 환호

<FT> "권력 공백에 따른 내전 가능성 우려"

예멘의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69)이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살레 대통령이 정권의 핵심이 되는 주요 인사 35명과 함께 사우디로 간 것은 33년째 지속된 독재정권을 지키려는 투쟁에서 결정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를 비롯한 외신들은 "반정부 시위대들은 '이제 살레는 끝났다'면서 튀지니와 이집트 독재자의 몰락에 이은 '세번째 아랍의 봄'이 왔다고 환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 예멘의 반정부 시위대들이 살레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는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AP=연합
'한달내 퇴진' 거부한 살레, 무력공세에 부상 후 사우디行

살레 대통령은 지난 3일 대통령궁 내의 모스크에서 예배 도중 발생한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고 4일 밤 수술을 받는다는 명분으로 사우디로 떠났고, 곧바로 두 차례의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외신들은 대통령궁 내 모스크에서 일어난 폭발은 반정부군의 포격이며, 이 포격에 의해 살레 대통령은 심장 아래에 7.6cm의 파편이 박히고 얼굴과 가슴에 2도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FT>는 "대통령궁 내에서 이해하기 힘든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포격이 아니라 이미 대통령궁내에 폭탄이 설치돼 있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사실 살레 대통령의 몰락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지난 4월 23일 살레 대통령은 거듭되는 반정부 시위에 "한달내 퇴진"을 약속했으나 '처벌 면제'라는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재안이 야권의 시위를 주도하는 청년단체들에 의해 거부되자 버티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살레 대통령이 약속한 한달 기한이 지난 지난달말부터 하시드 부족 등 반정부 세력들의 무력 공세가 직접 수도 사나의 정부군과 대통령궁을 목표로 가해지는 등 내전 양상으로 격화됐다.

사실상 살레가 망명한 것으로 보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살레 대통령 측의 공식 입장은 "며칠내는 아니더라도 몇 주 후면 살레 대통령이 예멘으로 돌아가 2013년까지 예정된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사우디, 권력 공백 따른 후폭풍 차단에 고심

하지만 서방 언론들은 대체로 살레의 복귀 가능성보다는 살레의 실각에 따른 권력 공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살레 대통령이 사우디로 떠난 4일 예만 사태가 일어난 4개월 중 최악의 무력 충돌이 사나 등 주요 도시에서 일어났다.

<FT>는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나 인근에서는 치안이 붕괴돼 약탈이 일어나고 있으며, 정부의 기능은 거의 마비됐다고 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신문은 "미국과 사우디는 현재 예멘의 대통령직을 대행하는 압두 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은 통치 능력이 없고, 알카에다 등 무장단체들의 세력이 강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멘은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과 사우디 왕정 타도를 공공연한 목표로 내건 알카에다에서도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지부조직이 근거지를 둔 곳이다.

이때문에 서방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살레 대통령을 완전히 퇴진시키고 평화로운 정권교체에 협조하도록 재정적 지원 등 여러 가지 설득작업을 펴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동안 살레 대통령이 반정부 세력을 억압하며 역내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이유로 옹호해온 사우디도 더 이상 살레의 권력 기반은 유지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권력 공백'이 없는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예멘에 내전 상태로 빠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살레 대통령의 장남 아메드가 예멘의 최정예부대인 공화국 수비대를 이끌고 있어 반정부 세력에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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