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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등 1회용 종이컵 내용물에서 환경호르몬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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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등 1회용 종이컵 내용물에서 환경호르몬 검출

맥도날드·스타벅스·할리스…PFOA와 PFOS 등 소량 검출

맥도날드, 스타벅스, 할리스의 일회용 종이컵에 담긴 내용물에서 환경 호르몬 물질인 '과불화 화합물'이 소량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장 인체에 유해한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많으나,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유해 물질인 만큼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여성환경연대는 7개 커피 전문점 및 패스트푸드점(맥도날드, 스타벅스, 할리스, 이디야, 카페베네, 탐앤탐스, 던킨도너츠)의 일회용 종이컵을 대상으로 지난해 벌인 과불화 화합물 검출 여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맥카페 종이컵에 담긴 내용물에서는 대표적인 과불화 화합물인 PFOA(perfluorooctanoic acid)와 PFOS(Perfluorooctanesulfonic acid)가 1밀리리터당 각각 0.56나노그램, 0.33나노그램씩(이하 ng/ml) 검출됐다. 스타벅스 종이컵 내용물에서는 과불화 화합물 PFHxA가 1.69ng/mL, PFHpA가 0.94ng/mL 검출됐고, 할리스 종이컵 내용물에서는 PFHxS가 0.15ng/mL 검출됐다.

나머지 4개 업체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종이컵에 담긴 내용물에서는 증류수보다 농도가 낮거나 비슷한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거나, 검출 한계 근처의 농도이거나 그보다 낮았다고 여성환경연대는 밝혔다.

다만 맥도날드 등 3개 업체의 종이컵에 담긴 내용물에서 검출된 양도 미량으로, 한국인의 혈중 과불화 화합물 농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도는 아니라고 이 단체는 밝혔다.

ⓒ맥도날드 인터넷 페이지 갈무리
그럼에도 여성환경연대 고금숙 환경건강팀장은 "일회용 종이컵 자체를 검사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담은 내용물을 검사한 결과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며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자제하고, 자기 컵 사용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종이컵에 담긴 내용물이란 여성환경연대가 검사를 위해 일회용 종이컵에 넣은 끓인 증류수다. 여성환경연대는 지난해 4~5월 사이 시험 대상 매장에서 수거한 일회용 종이컵에 끓인 증류수를 넣고 내용물을 고체상 추출한 후 농축해 최종 0.2밀리리터에 남아 있는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은 을지대학교 고영림 교수가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엄격한 식약청 통관 절차를 거친 컵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관련 문제가 발견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 정도 미량의 과불화 화합물은 어디서나 발견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할리스 측은 "문제가 있는지를 내부에서도 확인 중이다"라고 밝혔으며, 맥도날드 담당자와는 수차례 시도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 조사만 봐서는 발견된 과불화 화합물이 해당 종이컵에서 검출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물이나 공기 따위에 있던 다양한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는 종이에 대한 별도의 과불화 화합물 기준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과불화 화합물, 해외에선 엄격히 사용 규제하는 물질

문제가 된 과불화 화합물은 1950년대부터 산업 용도로 활발히 사용돼 왔다. 이번 조사 대상에 오른 일회용 종이컵 외에도, 각종 일회용 음식 용기, 코팅 프라이팬, 전자 제품의 코팅 마감재, 살충제, 접착제, 화장품, 샴푸 등에 널리 쓰이며,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세척 작업에도 사용된다.

현재까지 나온 과불화 화합물 관련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이 화학 물질은 뇌와 신경, 간에서 독성을 유발하고, 생식 기능과 면역력을 약화시키며, 호르몬을 교란시킨다. 특히 신생아의 몸무게와 지능 발달에 악영향을 주고 영유아의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 문제는 과불화 화합물이 분해가 잘되지 않는 안정적인 화학 구조를 갖춘 탓에, 인체에 들어가면 쉽게 대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각국 연구들이 과불화 화합물이 생태계뿐 아니라 인체와 모유에서도 발견된다고 밝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불화 화합물이 심각한 건강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폭넓게 제기됨에 따라, 2000년대 들어 미국 등 국가에서는 이 물질에 대한 규제를 신설·강화했다.

대표적인 과불화 화합물인 PFOA를 사용하던 나이키, 아디다스, 자라, 유니클로, H&M 등 해외 주요 생산 업체들은 오는 2015년까지 이 물질을 사용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PFOS는 2009년부터 스톡홀롬 협약의 환경지속성물질(POPs·persistent organic pollutants)에 등재돼 관리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07년부터 PFOS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20~30대 특히 오염도 높아…패스트푸드 일회용 용기가 주요 원인인 듯

한편, 지난 2004년에는 한국인의 PFOA 혈중 잔류 농도가 다른 국가 사람들에 비해 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난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관련 기사 보기 : "신종 유해 화학물질, 한국인에게 최다 검출" )

대구카톨릭의대 양재효 교수가 미국 뉴욕대와 공동으로 세계 9개 국가, 12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PFOA 혈중 잔류 농도를 조사한 결과, 대구 지역 시민에게서 여성 평균 88.1ng/mL, 남성 평균 35.5ng/mL의 농도가 혈중에 잔류해 있었다. 여성의 경우 타 조사 대상에 올랐던 국가들의 3~30배 농도다. 남성은 미국 켄터키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또 노인층보다 20~30대 젊은 층의 오염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도 눈길을 끈다. 패스트푸드를 담는 1회용 음식 용기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 결과가 발표된 후, 환경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발주한 각종 환경 및 인체 노출 모니터링 연구가 본격적으로 수행되기 시작했다.

이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국내 인체 혈중 노출 수준은 우려했던 것보다는 미량인 것으로 보이나, 대부분의 인구에서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과불화 화합물 오염이 생활 속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기사 보기 :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착한' 컵라면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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