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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日전력사, '원전 가동중단' 총리 지시에 시간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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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日전력사, '원전 가동중단' 총리 지시에 시간끌기

총리 '지시' 법적 권한 없어 최대한 미룰 듯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로부터 하마오카(浜岡)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라는 사실상의 지시를 받은 원전 운영사 주부(中部)전력이 시간 끌기에 나섰다.

주부전력은 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간 총리의 요청에 대한 협의를 벌였지만 가동 중단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8일 전했다.

주부전력은 총리라고 해서 전력사에 원전을 멈추라고 할 법적인 권리가 없다는 점을 이용, 언젠가 가동을 중단하더라도 손실을 최대한 보전하는 정부 대책을 이끌어 낼 때까지 '버틸' 것으로 보인다.

주부전력 이사들은 하마오카 원전을 멈추고 나면 화력발전소를 추가로 가동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주부전력은 원전을 멈출 경우 2011년에만 해도 손실 예상액이 1300억엔(약 1조7000억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또한 주부전력은 가동을 멈춘 화력발전소를 다시 돌리려면 기름을 더 구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는 점을 들고 있다. 아울러 원전을 멈춰 손해를 본다면 경영진이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고, 전기요금을 대폭 올렸다가는 지역 기업이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다며 총리 지시 이행을 늦추고 있다.

전력사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일본 정부는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어차피 며칠 끌다가 총리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낙관하고 있다.

간 총리는 지난 6일 "하마오카 원전 원자로의 운전을 모두 정지하라고 주부전력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30년 이내에 규모 8.0 정도의 도카이(東海)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87%로 매우 절박한 상황"이라며 "하마오카 원전이 처한 특별한 상황을 고려할 때 중장기 대책을 완성할 때까지 원전 운영을 전면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마오카 원전은 시즈오카(靜岡)현 오마에자키(御前崎)시에 있다. 시즈오카현은 도쿄, 가나가와(神奈川) 등 간토(關東) 지방에 인접한 지역으로 도카이 지방으로 분류된다.

일본 정부 대책위원회는 100∼150년을 주기로 일어나는 도카이 대지진이 1854년을 끝으로 150년간 발생하지 않았다며 30년 이내에 규모 8.0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87%라고 보고 있다.

만약 지진이 하마오카 원전 인근 바다에서 발생할 경우 쓰나미가 일어나 후쿠시마(福島) 원전과 비슷한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하마오카 원전은 도카이 지진의 진원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간 총리가 언급한 '하마오카 원전의 특별한 상황'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일본은 민영화한 여러 개의 전력회사가 구역을 나눠 전기를 공급한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후쿠시마현과 도쿄·지바현 등에 전기를 공급하고, 주부(中部)전력은 시즈오카(일부)·나가노(長野)·기후(岐阜)·아이치(愛知)·미에(三重)현에 전기를 보내고 있다. 간 총리가 하마오카 원전 중단을 '지시'하는 게 아니라 '요청'한 것은 이들 기업이 사실상 민간기업이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시부야(澁谷) 등지에서는 7일 시만 1만5000명(주최측 발표. 경찰 추산 4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원전 반대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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