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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대북 제의, 왜 자충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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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대북 제의, 왜 자충수인가?

北 내부 정치선전 빌미…귀순자와 납북자 동격?

통일부는 "(지난 2월 서해에서 표류한 31명의 북한 주민 중) 귀순한 4명의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문제와 동시에, 자유의사에 반해 북한지역에 억류돼 있는 우리 국민에 대한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북측에 제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북측이 지난 22일 귀순자 4명에 대한 대면 확인과 송환 문제를 협의할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안한데 대한 '역(逆)제의'다. 대한적십자사(한적)는 이날 오전 이같은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북측 조선적십자회(조적) 중앙위원회 앞으로 보냈다. 한적은 다음달 4일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접촉을 갖자고 제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귀순한 4명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데 대해서, 자유의사에 반해 북한에 있는 우리 국민들(국군포로와 납북자)도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를 갖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표류한 북한 주민 31명 중 27명은 지난달 15일 송환됐으나 4명은 귀순했다. 북측은 31명 모두 납치된 것이고 4명에 대해서도 남측의 '회유 공작'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수차례 송환을 요구하는 한편, 북측 당국자 및 가족과의 대면 접촉을 통해 이들의 진의를 확인하자고 제의했다.

통일부는 북측의 '납치' 및 '회유' 등 주장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할 만한 가치가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다만 통일부는 북측이 원한다면 4명의 자유의사를 남측 지역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식에 따라 확인해 줄 수 있는 용의가 있다면서, 대면 접촉 등의 방법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통일부는 "북한에도 분명 (억류된 남측 주민이) 있지 않느냐"며 "(이는) 누구든지 인정하는 바이고, (따라서) 이런 문제도 동시에 같이 논의하자고 수정제의하게 된 것"이라고 이번 제안의 배경을 전했다.

귀순자와 국군포로·납북자 동격? 보수 정권의 자충수

남측이 이처럼 공세적인 역제의를 한 것은 갑작스럽다. 남북 당국이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를 대화 의제로 합의해 논의한 것은 지난 2007년 11월 제9차 적십자 회담이 마지막이다.

남북관계 전문가인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귀순 경쟁을 하자는 것"이라면서 "냉전 시대에 나타났던 일종의 체제선전적 경쟁 문제로 전환시켜 버린 것이며, 이는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남측이) 4명을 보내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송환을) 주장하는 이유는 자기네 국내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에 정치적인 선전 근거로 활용될 빌미를 남쪽에서 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자진해 남쪽에 남겠다는 4명과 국군포로‧납북자를 등치시키는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두 문제를) 등치시키는 것은 당연히 아니"라며 "사안의 성격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한적의 제안 자체가 국군포로·납북자 역시 '자진해 북쪽에 남은 사람들'로 해석될 여지를 남기고 있어 남측이 자충수를 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섣불리 두 문제를 연계시켰다가 북측이 '4명의 송환을 고집하지 않을 테니 남측도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더 이상 제기하지 마라'고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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