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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로열 웨딩'에 '민주화 탄압' 바레인 왕자 초대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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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로열 웨딩'에 '민주화 탄압' 바레인 왕자 초대 구설수

노동당 출신 전 총리들은 초청안해…"민주주의에 대한 모욕"

영국 왕세손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초청객 명단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는 29일 열리는 윌리엄 왕자와 그의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의 이른바 '로열 웨딩'이 바레인 왕세자를 하객으로 초청한 것과 관련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셰이크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왕세자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의 결혼식 초청에 대해 불참을 통보했다. 칼리파 왕세자는 불참 이유에 대해 "걸프 일대의 상황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한편에서는 바레인 민주화 시위 진압의 배후조종자인 그에 대한 영국 인권단체들의 반발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칼리파 왕세자는 이번 결혼식에 초대받은 40명의 외국 군주들 중 하나다. 바레인 정권이 민주화 시위를 잔혹하게 탄압하고 있는 데다가, 심지어 자국 시위 진압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외국 군대‧경찰의 도움까지 받음으로써 그를 초청한 게 적절했는지 비판이 제기된 것.

바레인은 형식상 입헌군주제 국가지만 사실상 왕실이 국가를 운영하고 있으며, 칼리파 왕세자는 바레인 방위군 최고사령부의 부사령관을 겸하고 있다.

▲ 윌리엄 왕자와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 ⓒAP=연합뉴스

바레인에서는 지난 2월 민주화 시위 발생 이후 현재까지 최소 30명 이상의 시위대가 정부의 진압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상자 규모도 수천 명에 달한다. 바레인 경찰은 시위 해산 과정에서 시위자들에게 새 사냥용 산탄총으로 사격을 가해 유혈 참사를 빚기도 했다. 당국에 구금된 수백 명의 시위대들 중 4명이 숨졌고, 일부에서는 사체에서 고문 흔적이 발견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때문에 유엔(UN) 인권위원회와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와 '국경없는 의사회' 등은 바레인 정권 비판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페르시아만에 떠 있는 섬나라 바레인은 전략적 요충지로 미 해군 5함대의 주둔지다. 영국과 미국은 바레인에 군사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최루가스, 헬리콥터, 장갑차 등 시위 진압에 요긴하게 쓰이는 물품들도 포함돼 있다.

또한 영국은 과거 바레인의 식민 종주국이며, 1971년 독립 이후에도 바레인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지난 1998년까지 30년 동안 바레인 정보기관인 '국가보안국'은 영국 식민지 경찰의 책임자였던 이안 헨더슨 영국군 대령의 관리를 받기도 했다.

▲ 지난 2월 17일 바레인 민주화 시위대들이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이날 새벽 바레인 당국은 폭동 진압 경찰을 투입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으며, 경찰은 산탄총을 발사해 최소 5명이 숨졌다. ⓒA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영국이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고 자국민들을 살해한 것은 리비아나 바레인이나 마찬가지인데도, 영국은 한 쪽에는 왕실 결혼식 청첩장을, 한 쪽에는 전투기와 미사일을 보냈다는 것이다.

또 바레인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브루나이, 스와질란드, 레소토, 부탄 등 최근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했거나 인권 탄압으로 악명높은 국가의 왕족들을 초청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영국 왕실은 '로열 웨딩'에 노동당 출신인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하객으로 초청하지 않은 반면, 보수당 정권의 존 메이저와 마가릿 대처 전 총리에게는 초대장을 보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은 26일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신문은 칼럼에서 영국 왕실이 전통적으로 보수당과 노동당 어느 한 편으로 기울지 않는 전통을 지켜 왔으나, 이번 결혼식 하객 선정에서는 이에 어긋나는 정파적 모습을 보였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손이자 찰스 왕세자의 아들인 윌리엄 왕자는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이며, 친어머니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닮은 수려한 용모로 인기가 높았다. 그의 결혼식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이 평민 출신이기 때문에 '신데렐라 스토리'를 연상시킨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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