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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들불처럼 번지는 중동·아랍 민주화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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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들불처럼 번지는 중동·아랍 민주화의 물결

바레인, 예멘, 리비아, 이라크, 요르단, 팔레스타인, 그리고 다시 이집트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일어난 시민 혁명이 중동 전체의 민주화 열망에 불을 붙인 것일까. 바레인, 예멘, 리비아, 이라크, 요르단 등지에서 민주화 시위는 타오르는 들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바레인에서는 정부가 시위에 강경 대응하면서 대규모의 유혈 참사가 빚어졌다. 바레인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새벽 시위대가 진을 치고 있는 수도 마나마의 진주(Pearl) 광장에 기습적으로 폭동 진압 경찰을 투입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고 시위대를 구타했을 뿐 아니라 새 사냥용 산탄총을 시위대에게 쏘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 16일 저녁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진주(Pearl) 광장에 진을 친 시위대. 바레인 정부는 초기에는 시위를 허용했다. ⓒAP=연힙
▲ 지난 15일 진주 광장의 평화로운 모습. ⓒ로이터=뉴시스
▲ 17일 바레인 폭동 진압 경찰이 진주광장으로 들어와 시위대를 진압하고 천막을 철거했다. ⓒAP=연합

바레인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고 마나마의 시내 곳곳에 탱크를 앞세운 군 병력을 투입했다. 시위 진압 몇 시간 후 바레인 군은 국영 TV 방송을 통해 집회를 금지할 것이며 마나마의 주요 지역을 군의 통제 아래 둘 것이라고 밝혔다.

▲ 17일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 시내에 진입한 탱크와 무장 병력 ⓒ뉴시스=로이터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5명이 숨졌고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바레인 보건 당국은 부상자들의 수를 231명으로 집계했다.

▲17일 아침 마나마의 진주 광장에는 유혈사태의 흔적이 채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미국 블로그 사이트 '보잉보잉'(boingboing.net)

미국 <AP> 통신은 "부상자들이 몰려간 병원은 삽시간에 분노와 고통의 도가니로 변했다"고 전했다. 병원 입구에서는 검은 차도르를 두른 여성 두 명이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 마나마의 살마니야 병원에서 차도르를 두른 여성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

병원은 피를 흘리거나 멍든 부상자들로 아수라장이 됐고 의료진은 환자들을 돌보느라 악전고투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 마키 아부 타키는 "우리는 더욱 분노하게 됐다"며 "정권은 우리를 억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단지 화를 돋웠을 뿐"이라고 말했다. 타키의 아들은 경찰이 발포한 새 사냥용 산탄총 탄환에 맞아 몸이 벌집이 됐고, 타키는 그 광경을 목격하고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

▲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기는 바레인 반정부 시위대 ⓒAP=연합
▲ 차도르를 쓴 여성이 자신이 촬영한 부상당한 시위대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번 중동 민중 봉기의 특성 중 하나는 시위대들이 SNS 등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AP=연합

군주제 국가인 바레인은 이란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핵심적인 동맹국이다. 미국은 페르시아만 서안에 떠 있는 이 작은 섬나라에 해군 5함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바레인 정부의 강경 대응의 배경에는 시위대들이 주로 시아파이며, 바레인과 아랍 동맹국들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세력 확장을 막으려 하고 있다는 사정이 있다.

예멘과 리비아

같은 날 예멘에서는 수도 사나를 포함한 몇몇 도시에서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종교 지도자와 군은 자제를 당부했지만 시위대는 듣지 않았다.

▲ 예멘 시위대는 32년 동안 집권해 온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시위 목격자들은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차량이 친정부 시위대에 몽둥이와 돌을 날라 주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일주일째 계속된 시위로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 17일 예멘 친정부 시위대(아래쪽)가 반정부 시위대(위쪽)를 쫓아 돌을 던지며 공격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반정부 시위대 일부가 도로 표지판을 방패로 사용해 돌을 막으며 부상자를 구하는 사이 한 시위 참가자는 맞대응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시위의 요인은 아랍 최빈국으로 꼽힐 만큼 뿌리깊은 빈곤과 정부의 부패에 대한 분노로 분석된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2013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지도 않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대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위대는 몽둥이와 단검을 휘두르는 경찰 및 친정부 시위대와 충돌을 빚었다.

▲ 예멘 정부를 지지하는 시위대 일부는 단검을 소지하기도 했다. ⓒ로이터=뉴시스

리비아에서는 41년째 집권해 온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보안군의 진압에도 시위는 계속됐고 16일부터 이틀째 시위대와 보안군·친정부 시위대 간에 무력 충돌이 빚어져 최소 20명 이상의 시위대가 사망했다고 <AP>는 전했다.

이라크, 요르단, 팔레스타인 그리고 다시 이집트

이라크 북부 술레이마니야에서는 쿠르드족 시위대가 자치정부의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보안군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총격을 가해 최소 2명이 숨졌다고 <AP>는 보도했다.

시위는 이라크 남부의 여러 지역에서도 일어났다. 이 지역의 시위는 전기와 식수와 같은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의 부족과 빈곤 상태에 대한 항의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 17일 이라크 보안군이 쿠르드 자치정부 청사 앞에서 부상당한 시위 참가자를 옮기고 있다. ⓒAP=연합

요르단에서는 지난 6주 동안 시위가 계속됐다. 이들은 총리를 국왕이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 정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9일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지난달 말 국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자 선제적으로 내각을 해산하고 좌파와 이슬람주의자, 여성운동가 등 야권 인사들을 포괄하는 개각을 단행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지난 14일 살람 파야드 총리가 이끄는 내각을 해산하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호스니 무바라크의 30년 독재를 종식시킨 이집트 민주화 시위대는 군이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더 확실히 추진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해 18일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검찰은 17일 무바라크 정권의 각료 출신 인사와 유명 기업인을 부패 혐의로 체포했다.

▲ 18일 카이로 타흐리르(해방) 광장으로 또다시 민주화 시위대가 집결하고 있다. 이들은 더 완전한 개혁을 요구하며 군부를 압박할 계획이다. 사진 한편의 군 장갑차 위에는 군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AP=연합

이집트에서는 수에즈 운하에서 근무하는 1500명의 노동자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 노동자들은 최근 처우 개선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활발히 벌이고 있다. 이집트 정국의 책임자인 최고군사위원회는 국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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